재계의 신수종 사업 발굴 열기가 한창인 가운데 롯데그룹이 본격적인 금융시장 공략에 나섰다.
롯데는 지난 21일 대주그룹으로부터 대한화재 지분 57%를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롯데는 오는 3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회사명을 '롯데손해보험(가칭)'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금감위와 공정위 심사를 통과하면 롯데손해보험은 3월 중 롯데 계열사로 새롭게 출발하게 된다.
롯데손해보험이 정식 출범하게 되면 롯데의 금융 계열사는 기존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에서 3개사로 확대된다.
지난 2002년 롯데에 편입된 롯데카드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회원은 770만명, 자산은 3조4천539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추정이다. 롯데카드는 2003년 12월 출범한 이래 2004년부터 4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롯데캐피탈은 1995년 창립된 종합여신전문금융회사로 개인금융·기업금융·리스금융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은 1천900억원, 자산은 1조9천억원이다.
여기에 자산규모 1조1천300억원인 대한화재를 더하면 롯데의 금융 부문 자산 규모는 6조원을 웃돌게 된다.
롯데가 이처럼 금융 부문을 강화하고 나선 것은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금융·보험 등 자본시장에 대한 그룹 내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유통 계열사들과 마케팅 채널을 공유하고 고객정보를 통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너지를 창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롯데가 브릭스(베트남 러시아 인도 중국) 지역에 대한 투자의 폭을 넓히며 사업부문별 해외 사업 매출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금융 부문 확대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보험제도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은 손해보험업계에서는 별천지로 통한다.
중국은 지난 2006년 7월 자동차 강제보험제도를 실시한 데 이어 근로자의 복리후생 요건을 강화한 노동계약법이 이달 시행돼 보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손해보험시장은 지난 2006년 22.6%에 이어 지난해 상반기에만 37%라는 고성장세를 뽐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보험시장이 오는 2020년까지 연간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네덜란드계 중국 대형마트 체인 '마크로'(Makro)를 인수하고 중국 유통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롯데는 마크로 인수 외에도 베이징, 톈진, 산둥성, 랴오닝성 등지에서 부지 확보와 신규점포 개점을 추진하고 있다. 상반기 중엔 롯데백화점 중국 베이징점도 열 계획이다.
새롭게 출범할 롯데손해보험과의 시너지 창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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