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 4단계 놓고 은행·보험 정면 충돌

2008-01-2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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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업계 "총력 대응"..보험업계 "완전 철회"

자동차보험과 종신보험 등의 은행창구 판매를 허용하는 '방카슈랑스 4단계' 시행 여부를 둘러싸고 벌이는 은행권과 보험권의 신경전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은행연합회장 및 15개 시중ㆍ지방은행 은행장들은 21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방카슈랑스 4단계의 시행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모임은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이 지난 16일 "임시국회에 당론으로 보험업법 개정안을 제출해 방카슈랑스 4단계가 이행되지 않도록 일단 중지시킬 방침"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은행장들은 성명을 통해 "금융문제를 정치논리로 풀면 금융선진국 진입은 요원해진다"며 예정대로 4월부터 방카슈랑스 4단계를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은행장들은 또 "4단계 시행 중지를 논의하겠다는 정치권의 발표는 각종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금융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새 정부의 기본 방침에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라며 "일본은 보험업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혜택을 중시해 당초 계획대로 방카슈랑스를 지난해 12월부터 전면 확대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방카슈랑스가 확대되면 보험 설계사가 대량 실직할 것이라는 보험업계 주장에 대해 "지난 2003년 방카슈랑스 도입 이후 설계사는 오히려 약 4천명 증가했다"며 "방카슈랑스를 통해 금융산업의 발전과 선진화가 이뤄지면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은행권은 성명 발표와 함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4단계 방카슈랑스를 예정대로 시행할 것을 건의하는 한편 대국민 홍보에도 나설 예정이다.

한편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생명보험 및 손해보험 노동조합, 보험대리점협회 등 보험업계도 이날 성명을 통해 방카슈랑스 4단계 시행 '일단 중지'가 아닌 '철회'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35만 보험 노동자가 생존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은 4단계 방카슈랑스 시행의 '일단 중지'가 아닌 '철회'"라며 "방카슈랑스 4단계를 강행하려는 은행권의 어떠한 조치에 대해서도 보험업계 노조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도 '보험업권 의견'이란 공동 자료에서 "4단계 방카슈랑스가 시행되면 보험설계사 등이 대량 실직할 수 있다"며 "은행이 보험 상품을 불완전·강압 판매해 소비자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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