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식 D-10…원·달러 환율, 1460원대 올라서

2025-01-10 17:58
4.5원 오른 1465원에 주간거래 마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1450원대로 하락하며 잠시 주춤했던 환율이 1460원대로 다시 올라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10일 앞두고 1500원대 진입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4.5원 오른 1465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10.5원 내린 1450원에 출발했지만 기관 간 합의로 거래가 취소되며 전 거래일 대비 0.5원 오른 1461원으로 정정됐다. 개장 직후에는 1450원 후반대에서 움직이다가 고점을 높여 오후 들어서는 줄곧 1460원 초중반대를 나타냈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 후퇴론과 국민연금의 환헤지 물량 유입 소식이 들리며 1450원대에서 주춤했던 환율을 다시 1460원대로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환율은 지난해 12월 30일 주간거래 종가 기준 1472.5원까지 치솟았다가 트럼프 당선인이 일부 핵심 품목에만 관세를 부과할 거란 보도가 나오자 급락했다. 지난 7일과 8일에는 각 1453.5원, 1455원에 마감하며 이틀 연속 1450원대를 이어갔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 후퇴론을 반박하며 기존과 같은 보편관세 부과 의지를 강력히 피력하자 환율은 9일 1460.5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도 매파적인 메세지를 내놓으며 강달러에 힘을 보태고 있다. 간밤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는 "지난해 12월을 마지막으로 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향후 금리 하락을 예상하나 당장 내릴 필요는 없다"고 발언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연준이 1월과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모두 동결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월 연준의 금리 동결 확률을 93.1%로, 3월 금리 동결 확률을 59.6%로 반영하고 있다.

오는 20일로 예정된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환율이 다시 1460원대로 올라서자 시장에서는 1500원대 진입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국민연금의 환헤지 소식으로 환율이 잠시 내려갔지만 아직 1500원대 위협 요인이 남아있다"며 "트럼프 취임 이후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 한국 경제가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도 "트럼프 당선인의 성향 상 취임 초기부터 협상 카드인 보편적 관세를 포기하는 입장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관세 관련 불확실성은 최소 1분기 중 크게 해소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향후 추가 반등 요인도 산적해있다. 한국은행은 1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현 3.00% 수준의 기준금리의 방향을 결정한다. 인하 시 환율 급등은 불가피하다. 또 1분기 중 대규모 추경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점도 원화 가치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되면 원화 가치의 강세 전환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며 "국내 경기 펀더멘탈의 뚜렷한 개선 신호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원화 가치의 추세적 강세를 논하기 이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