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5] SKT "AI 에이전트 에스터 오는 3월 美 출시...빅테크 협력 사례 만든다"

2025-01-08 10:42
이용자 비서 역할하는 AI로 미국 시장 도전
AI 시장 영향력 확대해 빅테크와 협력 강화
수익모델보다 이용자 확대 주력...내년엔 전세계로

정석근 SKT GPAA 사업부장이 CES 2025에서 글로벌향 AI 에이전트 '에스터' 출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SKT)이 그동안 빅테크의 영역으로 여겨진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단순히 국내 서비스 출시를 넘어 오는 3월 미국 시장에 서비스를 선보이고 2026년 전 세계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동통신사만이 제공할 수 있는 이용자 가치를 바탕으로 빅테크가 커버하지 못하는 틈새 시장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해서 AI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게 SKT 측 계획이다.

SK텔레콤은 7일(현지시간) CES 2025 SK그룹 부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글로벌 지향 개인 AI 에이전트 '에스터'를 연내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오는 3월 베타서비스를 시작하고 올 하반기에 정식 출시하는 게 목표다. 내년에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미국에서 우선 사업을 시작하는 이유에 대해 에스터 사업을 총괄하는 정석근 SKT GPAA 사업부장(부사장)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작은 성공 사례라도 만들어야 현재 AI 시장을 주도하는 빅테크와 협력의 길이 열린다"며 "고객 페인포인트(요구사항)가 비슷한 한국과 달리 미국은 고객 니즈와 페인포인트가 대단히 다양한 어려움이 있지만 이용자 리서치 조직 등을 미국에 구성하고 한국 개발팀과 협력해서 AI 에이전트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공사례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에스터는 현대인의 바쁜 일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다. △계획(Planning) △실행(Execution) △상기(Reminders) △조언(Advice) 등 네 가지 기능을 중심으로 이용자가 묻기도 전에 행적을 관리해주는 비서 역할을 한다.

애스터는 이용자의 모호하거나 복잡한 요구에도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고 실행 가능한 계획을 단계적으로 세워주는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라스베이거스에 출장 온 사람이 "마지막 날 아무런 계획이 없는데 뭘 해야할까"라고 물으면 쇼핑과 맛집 방문, 공연 관람 등 제안을 해서 이용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계획을 세워준다. 이용자가 공연 관람을 원할 경우 적합한 공연을 추천하고 공연 장소 주변의 식당과 교통편까지 상세히 소개한다. 이용자가 전체 일정을 짜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에스터는 단순히 일반 앱을 넘어 각 일정에 대한 리뷰 확인과 예약, 결제까지 한 번에 실행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글로벌 이동통신사를 포함해 다양한 외부 업체와 협력을 강화한다는 게 SKT 측 구상이다.

정 부사장은 "가입자에게 다양한 온오프라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동통신사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각국 이용자 상황에 최적화한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만드는 게 에스터의 목표"라며 "빅테크, 스타트업 등 AI 에이전트 사업을 하려는 경쟁사가 많은 만큼 글로벌 텔코(통신사) 네트워크 등 파트너사와 함께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해 성과를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에스터는 예정된 계획 상황을 다양한 형태로 알려줘 이용자가 일정을 놓치지 않게 하고 능동적이고 적절한 제안으로 이용자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례로 라스베이거스로 출장 온 이용자에게 "다음 주가 당신의 딸 생일이네요. 출장 중 기념품을 구매하는 건 어떠세요?’"라고 먼저 제안해 이용자가 중요한 일정이나 약속을 놓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SKT 관계자는 "이용자와 AI 에이전트간 소통을 통해 '해답'을 찾는 것이 경쟁사의 AI 서비스와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SKT는 에스터를 통해 AI 생태계의 확장에도 속도를 낸다. 대규모 AI 서비스 수요가 필요한 빅테크, 합리적 가격의 AI 서비스 공급을 원하는 텔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려는 외부 개발자가 에스터라는 AI 허브에서 공존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에 SKT는 생성 AI 기반의 미국 대화형 검색 서비스 '퍼플렉시티'를 에스터에 탑재하는 등의 파트너십을 추진 중이다.

정 부사장은 "당분간 수익모델 확보를 통한 매출 확대보다 이용자 확대로 의미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빅테크가 SKT와 에스터를 AI 파트너로 볼 수 있도록 시장 영향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