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US스틸 인수불허에 "美에 우려 불식 등 대응 강력 요구"
2025-01-06 17:04
이시바 "일본에 대한 안보 우려, 왜 있는지 제대로 말해야"
트럼프 취임 후 미일 동맹 변수로 주목
트럼프 취임 후 미일 동맹 변수로 주목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6일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불허한 미국 정부에 대해 일본 산업계에서 커지고 있는 우려를 불식시켜 주기를 강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인수 불허 성명에 대해 일본 정부와 언론이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질문에 대해 “일본 산업계에서 향후 미·일 간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일본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이에 대한 대응을 미국 정부에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어 “왜 (일본에 대한) 안보 우려가 있는 것지에 (미국이) 제대로 말을 하지 않으면 이야기를 진전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아무리 동맹국이라도 향후 관계에 있어서 지금 말한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를 대표하는 총리가 미국 정부에 대해 이와 같은 비판적 목소리를 낸 것은 이례적이라 할 만하다.
이시바 총리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회담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가장 적합한 시기에 적합한 형태로 실현되도록 조율 중”이라고 대답했다. 앞서 지난 달 일본 매체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대통령 취임식 이전에 이시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이마이 다다시 일본제철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 정부를 상대로 하는 소송에 대해 “중요한 선택지 중 하나로 염두에 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렇게 시간을 들이지 않고 (대책) 공표를 포함해 행동으로 옮기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마이 사장은 “우리는 적절하게 심사받을 권리가 있다”면서 “지금까지 심사 경위와 미국 정부의 판단은 매우 적절하게 심사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일본제철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대책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각) 백악관 성명에서 “국가 안보와 매우 중요한 공급망에 위험을 초래한다”며 인수를 사실상 불허했다. 무토 요지 일본 경제산업상은 직후 심야에 “국가안보상 우려를 이유로 해 이러한 판단을 내렸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고 유감이다”라는 논평을 냈다.
일본 언론들도 일본 정부 내에서 일본과 미국 양국에 불이익이 되는 결정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아울러 사설 등을 통해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 일본의 미국 기업 인수를 저지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결정이라고 지적하며 “미·일 관계에 화근을 남길 것”이라고 비판하는 등 일본 측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와 언론 등이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내면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취임 이후 미·일 동맹 강화 방침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