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불허에 "日정부, 미국에 대한 불신 팽배"
2025-01-05 17:56
日언론 "동맹국 일본에 대해 이례적"..."용납하기 힘든 판단"
"향후 일본 대미 투자 신중해 질 수 있어"
"향후 일본 대미 투자 신중해 질 수 있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 시도에 대해 국가안보 약화를 근거로 불허한 가운데 일본 언론은 동맹국 일본에 대해 이례적인 일이라며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또 일본 정부 내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명령에 대해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시도에 대해 “국가 안보와 매우 중요한 공급망에 위험을 초래한다”며 30일 이내에 인수 계획을 완전하고 영구적으로 포기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라고 두 회사에 명령했다.
이와 관련해 무토 요지 일본 경제산업상이 ‘유감’ 입장을 발표했으며, 일본 언론들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에 대해 이같은 자세를 보인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인수를 뒷받침해왔던 일본 정부 내에서 불신이 팽배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경제 부처 간부가 “원래는 아무 문제도 없었던 인수”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는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과 협상해 철회를 기대하는 것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자민당의 기하라 세이지 선거대책위원장도 바이든 대통령의 명령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일본의 대미 직접투자는 2023년 기준 5년 연속 세계 1위”라면서 “일본 경제계에서 향후 대미 투자에 대한 판단이 신중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신문은 또 “일본 정부 내에서는 ‘동맹국이라도 위협으로 간주되면, 대미 투자가 정치적으로 좌우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미국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이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심사를 근거로 인수 중지를 명한 사례는 8건 있었는데, 그 중 7건은 인수 주체가 ‘중국’ 관련 기업이었다고 짚었다. 요미우리는 동맹국 기업에 대한 인수 중지 명령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면서 “미·일 관계에 화근을 남긴 용납하기 힘든 판단”이라고 평했다.
요미우리는 또 “경제적 합리성보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노동조합 의향을 우선했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면서 “중국 의존을 줄이기 위해 동맹국과 공급망 강화를 중시했던 바이든 정권 이념에 크게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이번 결정을 했다면서 “만일 바이든 대통령이 인수를 허용해도 이달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이를 뒤집을 것으로 예상돼 공적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