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1명 붕괴된 도쿄, 광역지자체 중 처음으로 무통분만 비용 지원
2025-01-06 16:15
무통 분만 출산 증가 추세, 지원금은 없어
4월부터 최대 약93만원 가량 지원
4월부터 최대 약93만원 가량 지원
일본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도쿄가 올해부터 무통 분만 비용을 보조하는 정책을 시행한다. 도쿄는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합계출산율)가 1명 이하로 일본 내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6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쿄도는 4월 이후 도내에 거주하는 임신부를 대상으로 무통 분만 비용을 지원한다. 현재 일본에서 정상 분만을 할 경우 공적 의료 보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병원비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병원마다 다르지만 출산에 드는 평균 비용은 약 50만엔(약 466만원) 선이다. 다만 일본 정부가 출산육아 지원금으로 50만엔을 ‘일시금’으로 한 번에 지원하고 있어 실제 임신부의 부담은 크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출산 시 통증을 줄이고 산후 회복을 돕는 무통 분만을 찾는 임신부가 늘고 있는 가운데 무통 분만 지원책은 없어 임신부가 이를 오롯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무통 분만을 선택할 경우 10만~15만엔(약 93만∼140만원)이 추가로 들게 된다.
일본의 무통 분만 이용자 수는 2018년 4만 5558명에서 2022년 8만9044명으로 5년 새 두 배 가까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출산 비용이 상승하면서 무통 분만을 하고 싶어도 추가 비용이 드는 무통 분만을 선택하지 않는 여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실을 감안해 도쿄도가 지원책을 내놓은 것으로, 무통 분만 지원제는 고이케 유리코 지사가 지난해 선거에서 공약으로 제시했던 정책이기도 하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도쿄도는 도내 의료기관에서 무통 분만을 하는 여성을 지원하되, 전문 마취의가 있고 임신부 건강이 악화했을 때를 대비한 기기가 갖춰진 의료기관에서 분만하는 것을 조건으로 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원 비용은 수만∼10만엔 정도로 조율하고 있다.
무통 분만 지원 제도는 기초지자체인 군마현 ‘시모니타마치’가 시행하고 있으나 광역지자체 중에는 도입 사례가 없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요미우리는 “일본은 전통적으로 ‘배를 아프게 해서 낳아야 아기에 대한 애정이 길러진다’라는 생각이 뿌리 깊었다”며 “이로 인해 무통분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달라진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본에서 전체 출산 중 무통 분만 비율은 꾸준히 높아졌지만, 2022년 기준으로 11.6%에 그쳤다. 반면 일부 국가에서는 70∼80%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도는 일본 47개 광역지자체 중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다. 2023년에는 0.99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0점대에 진입했다. 도쿄도 당국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미혼 남녀를 소개해 주는 애플리케이션을 지난해 선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