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LCC] 운영비 낮추려 中 정비에 의존..."국가적 차원서 정비시설 구축"
2025-01-07 05:00
6일 국토부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지난해 안전지출비용은 5924억원으로 전망된다. 항공기 교체, 정비·수리·개조, 부품 구매 및 임차, 교육훈련, 연구개발 등의 비용이 포함된다. 이어 이스타항공 5883억원, 티웨이항공 5770억원, 에어부산 1833억원, 진에어 1801억원, 에어프레미아 1107억원, 에어로케이 273억원, 에어서울 756억원 등 순으로 안전에 비용을 투자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국내 항공 정비물량 처리비중은 30%에 그친다. LCC들은 원가절감을 이유로 대부분의 정비를 보잉상하이 등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LCC 항공기의 평균기령은 제주항공 14년, 티웨이 13년, 진에어 13년, 이스타 8년 순이다. 기령이 20년을 넘어서는 경년항공기로는 제주항공 5대, 진에어 6대다. 약 6000~7000시간 비행을 한 기재는 중정비를 거쳐야 한다.
LCC업계 관계자는 "LCC 기체 중정비는 대부분 중국에서 이뤄진다"며 "지리적으로 가깝고 인건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LCC가 정비시설에 투자할 자체 여력이 없다는 점도 해외로 정비를 보내는 주요 이유"라고 덧붙였다.
항공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항공정비 시설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해외에 전량 정비를 의존하는 랜딩기어(착륙장치) 등 종합 항공 MRO 클러스터를 싱가포르처럼 확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싱가포르는 축구장 400개에 달하는 '셀레타르 에어로스페이스 파크'를 조성하고 항공기 MRO 산업 허브로 육성시킨 결과 세계 MRO 시장의 10%, 아시아 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는 항공 정비 기술 향상도 정부와 기업이 협업해야 한다. 해외 항공 MRO 업체 중 네덜란드 항공우주연구소는 인턴 직원 수준의 정비를 할 수 있는 로봇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손명환 세한대 교수는 "LCC는 정비시설을 자체 운영하면 운영비용이 올라갈 수밖에 없고 이는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되며 LCC 사업모델과 맞지 않게 된다"며 "국가적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라도 정비시설 구축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