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엔진수리 등 중정비 해외 외주비중 70% 돌파… 정비 비용도 급증

2025-01-02 08:30
국내 항공 MRO 육성 더뎌

[사진=제주항공]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엔진 수리 등 중정비를 해외에 맡기는 비율이 7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들의 해외 정비 비용은 2019년 1조2580억원에서 2023년 1조9898억원으로 4년간 58.2% 늘었다. 해외 정비 비중도 45.5%에서 59%로 13.5%포인트(p) 상승했다.

LCC들의 해외 정비 비용도 같은 기간 3072억원에서 5027억원으로 63.6% 늘었다. 다른 나라에서 정비받는 비중도 62.2%에서 71.1%까지 급증했다. 항공기의 주요 결함이 의심될 때 10건 중 7건은 비행기를 해외로 보내야 한다는 뜻이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도 최근 브리핑에서 "일상 정비는 자체 수행하고 중정비는 MRO 업체로 보낸다"면서 "국내에 캠스가 있지만 슬롯(보수공간)이 제한돼 국내에서 일부 수행하고 나머지는 해외 MRO 업체로 보낸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제주항공 참사와 같은 대형 항공 사고를 일으키는 중대한 결함은 해외 정비에 기댈 수밖에 없어 LCC들에 대한 정비 부실 지적은 계속해서 제기될 전망이다. 이에 LCC들의 정비 역량을 위해서라도 국내 항공 MRO(유지·보수·정비)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전 세계 항공 MRO 시장 규모는 오는 2034년에는 1241억달러(161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지만 국내 육성 속도는 매우 느린 편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21년 8월 '항공 MRO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올해까지 국내 MRO 정비물량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으나, 실상은 지난해 4월에야 MRO 클러스터인 '인천공항 첨단복합항공단지' 기공식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