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LCC]"무서워서 못타요"...LCC 업계 1위, 취소표에 유동성 위기
2025-01-07 05:00
6일 항공, 관광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여객기 참사 이후 여행사들의 예약 취소율은 평년 대비 30~40% 증가했다. A 여행사의 경우 12월 30일 하루 예약 취소 건수가 평소보다 2.5배 많은 4500여 건을 기록했다. '겨울 성수기'에 연말연시가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되면서 여행사들은 설 연휴 프로모션을 모두 중단했다. 여행사 관계자는 "연말특수가 사라지면서 올 1분기까지 여행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이번 참사로 3월까지 1900편에 달하는 항공편을 감축할 예정이다. 이는 전체 항공편의 약 10~15% 수준이다. 이날부터 국내선 감축을 시작하고, 이달 셋째주부터는 국제선 노선도 줄인다. 국제선은 주로 운항 횟수가 많은 일본·동남아 주요 노선에서 감편이 이뤄진다. 제주항공의 전체 동계 국제선 노선은 66개로 일본노선 17개, 중화권 9개, 중국 10개, 동남아 26개, 대양주 3개, 기타 동북아 1개 등이다.
일본 노선 비중은 약 26%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이어서 3개월간 해당 노선에 대한 감편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30일 오후 1시까지 이틀에 걸쳐서만 취소된 예약이 약 6만8000건이다. 취소표에 대한 선수금은 2606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직접적인 현금 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제주항공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822억원 수준이다. 차입금, 유상증자 등으로도 지원에 나설 수 있지만 이번 사고로 금융권 대출이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기업은 회사채 발행을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하지만 이는 자본조달 비용 증가로 수익성 악화를 불러온다. 신용등급 하락은 주가 하락도 부추길 수 있어 투자심리 위축의 악순환을 일으킬 가능성도 많다.
이에 선급금이 지급된 신규 항공기 40여대 도입 시기를 앞당겨야 수익성도 안전도 강화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할 때"라며 "최소한의 비용, 적은 기재로 최대한 운항을 하는 것이 저비용항공사(LCC)의 사업 모델이지만 그러다보니 안전에 소홀해질 수 있는 우려가 생긴다. 신규 기재 도입을 앞당겨 안전정비 시간 확보, 정시 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