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박정희 동상에 안경 씌우니 홍준표?...공무원 불침번 논란도
2025-01-02 15:08
조기 대선 출마 시사..."대구시장 졸업 시기 빨라질 수 있다는 생각"
대구시가 동대구역에 설치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이 박 전 대통령 얼굴보다는 홍준표 대구시장 얼굴에 가깝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차기 대선 출마를 노리는 홍 시장의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보수논객' 변희재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국가보훈처에 '박정희 동상이 아니라는 판정을 내려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며 "(동상에) 안경을 씌워보니까 홍 시장이랑 얼굴이 똑같다. 홍준표 동상이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변씨는 "사진이 없는 사람이면 모르겠는데 박 전 대통령 사진 다 있고, 심지어 만나본 사람도 여럿 있다"면서 "이 일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모욕을 떠나 대구 시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질타했다.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상 세우시느라 수고하셨다"면서도 "이번 동대구 동상의 형상은 실제 박 전 대통령과 많이 차이난다. 구미 기념관 동상이 실물과 제일 유사한 거 같은데 동대구역 것은 너무 다르다"고 일침했다.
앞서 대구시는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 일환으로 지난해 8월 동대구역 광장의 이름을 '박정희 광장'으로 변경하고, 예산 약 6억원을 투입해 3m 높이의 박 전 대통령 동상을 건립했다.
지난달 23일 제막식을 거쳐 공개된 동상 속 박 전 대통령은 밀짚모자를 쓰고 볏짚을 든 채로 미소를 띄고 있는 모습으로, 공개 직후부터 닮지 않았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또한 일부 대구 시민들은 '독재자 미화 시도를 그만두라'며 동상 철거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구시는 동상 훼손을 막기 위해 동상 근처에 폐쇄회로(CC)TV 4대를 설치하고, 시 공무원들 야간 불침번도 세웠다는 후문이다.
한편 홍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정국에 따른 조기 대선 가능성에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부모님 묘소를 파묘(破墓)하고, 1월에는 자신의 SNS 메시지 등을 엮은 저서를 출간할 계획이다.
홍준표 시장은 지난달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nomad(유목민) 인생이다. 태어나서 23번째 이사한 게 대구"라며 "돌고 돌아 제자리로 왔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사가야 한다는 생각에 연말이 뒤숭숭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어차피 대구시장은 4년만 하고 졸업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그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조급해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