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 영업익 두자릿수 하향… 4분기 -12%·내년 1분기 -11%

2024-12-30 18:20
4 분기 영업익 8조 줄어든 55조 전망
시총 상위권 기업 대부분 실적 부진
내년 1분기도 추정치 53조에 그칠 듯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올해 4분기 눈높이가 하향 조정된 데다 내년 1분기 실적 추정치도 내려가고 있다. 내수 침체, 환율 등 대내외 환경이 불리한 만큼 실적도 악화되는 추세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세 곳 이상이 제시한 코스피 상장사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55조2399억원으로 3개월 전 추정치 대비 12.70% 하향 조정됐다. 약 8조원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 추정치가 제시된 상장사 184곳 중 상향 조정된 상장사는 13곳에 불과하다.

시가총액 상위 상장사는 실적 기대감이 대부분 낮아졌다.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은 9조172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28.74%나 낮아졌다. SK하이닉스는 8조481억원으로 소폭(0.84%) 하향 조정됐다.

스마트폰, PC 등 전통적인 IT 수요 침체가 예상보다 깊어지면서 레거시(범용) 메모리의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가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선제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조정 폭이 작았다.

이 밖에 시가총액 상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3개월 전만 해도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됐지만 1176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22.67%), 현대차(-2.58%), 셀트리온(-21.10%), KB금융(-7.01%), HD현대중공업(-0.36%) 등도 하향 조정됐다. 기아와 네이버만 각각 0.90%, 5.30% 상향 조정됐다.

기업 실적은 지속적으로 하향되고 있다. 1개월 전보다도 또 낮아졌다. 국내 경기 둔화 우려, 환율 급등 등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주가도 반등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 내년 출범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변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 시즌은 일회성 비용이 큰 시기라서 이익 변동성을 예측하기 어려워진다"며 "매크로(거시경제) 측면에서 긍정적 부분이 있다면 실적 불확실성을 일부 감내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는 것도 힘들다"고 짚었다.

내년 1분기도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다만 현재 이익 하향 조정이 주가에 선반영돼 조정세가 줄어든다면 가격 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내년 1분기 실적 역시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53조338억원으로 1개월 전보다 2.09% 줄어들었다. 3개월 전과 비교하면 11.14%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도 8조6745억원으로 1개월 전 대비 10.11%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 위주로 대응할 것을 추천한다. 3개월 전 대비 이익 추정치가 상향된 종목은 HD현대미포, 한화오션, 삼성증권, 키움증권, BNK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HMM, 한국금융지주, HD한국조선해양, 현대로템, 크래프톤, KT&G, 삼성SDS, SK텔레콤 등이다.

정상휘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익 사이클 하강 국면에서는 더더욱 실적이 견고한 기업들의 프리미엄이 부각된다"며 "이익 사이클 하강 국면이라고 무조건적으로 경기방어 업종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보다는 실적 전망치를 원화 약세 흐름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종목들을 중심으로 강달러 이벤트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