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뷰] "윤석열·이재명은 국민 선택이 가져온 결과"

2024-12-30 17:37
"무안공항 참사 앞에서도 멈추지 않는 정쟁"
"정쟁의 도구가 된 애도... 이재명 대표의 페이스북 글 논란"
"국민 수준이 정치의 수준을 결정한다"
"이분법에 갇힌 정치 문화, 3류 정치에서 5류 정치로의 추락"

김두일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두고 참 어쩌구니 없는 사람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안공항 참사가 발생해 온 국민이 깊은 슬픔에 빠져 있는데도 상대를 헐뜯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혼쭐이 나고 있으니 말이다. 그는 참사 1시간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일을 향해 쏴라! - 부치 & 선댄스. 국민을 향해 쏴라! - 윤 & 한'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 글은 영화 '부치 캐시디와 선댄스 키드'의 내용을 빗대어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를 겨냥한 패러디로 읽힌다. 이 영화는 19세기 말 은행 강도를 주제로 한 내용으로, 주인공들이 범죄의 길을 선택하며 볼리비아로 도망치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 글은 한 10분 만에 삭제됐지만, 이 대표가 참사 상황에서도 정치적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으며 많은 국민에게 충격을 안겼다. 나라 전체가 애도의 물결로 가득한 시점에서, 이 대표의 행동은 '대통령 놀음'으로 비췄으니 당연한 비판 대상이 됐다.

이번 사건은 민주당 이 대표의 행태와 국민 반응 사이의 괴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정쟁을 멈추고 피해자와 유가족을 위로하며 국가적 단합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 상식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이러한 기회마저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 대표는 다수의 수사와 재판을 앞둔 피의자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며 대통령과 정부를 향한 날 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많은 이들에게 실망을 안기고 있다. 참사의 아픔 앞에서 국민을 하나로 모으기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강화하기 위해 애도를 희화화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정치인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정치권 전반에 깔린 당리당략과 국민에 대한 경시 태도는 여야를 막론하고 한국 정치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민들은 지난 총선에서 이 대표를 선택했고, 대선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선택했다. 이 같은 결과는 국민들 또한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부정하기 어렵다. 정치 지도자를 선택하는 과정은 단순히 투표장에서 한 표를 행사하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국가의 미래와 방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선택이며, 우리 모두는 그 결과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치는 4류, 국민은 3류"라는 말이 종종 인용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국민의 태도와 행동에서 비롯된다. 정치의 질은 국민의 수준을 그대로 반영한다. 이는 추상적 주장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한 결과다.

한국 국민들은 과거보다 더 많은 교육을 받고, 더 많은 정보와 자원을 접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이 정치적 의사결정의 성숙으로 이어졌는 지에는 의문이 크다. 오히려 현재 상황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감정적 선택, 선동적 구호에 쉽게 흔들리는 태도, 정책과 비전 대신 누가 더 강하게 상대를 공격하는 지를 기준으로 지도자를 선택하는 행태는 우리 스스로를 퇴보시키고 있다.

특히 대중은 '내 편'과 '네 편'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 갇혀, 내 편의 잘못은 침묵하거나 옹호하고, 네 편의 지지자들에게는 비판의 목소리를 가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는 사회적 분열과 갈등을 심화시키며, 올바른 비판과 견제가 실종된 정치 문화를 양산한다.

정치는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다.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단순히 누군가의 잘못에만 몰두하며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는다면, 3류 정치가 아닌 5류 정치로 추락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태도가 다음 세대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부모와 사회로부터 배운다. 어른들이 정책을 고민하지 않고 단기적 이익에만 매달려 표를 행사한다면, 다음 세대도 이를 그대로 답습할 것이다. 결국 '3류 국민'이라는 비판은 현재 뿐 아니라 미래 세대에도 직격탄을 날리는 셈이다.

우리는 더 이상 이재명과 윤석열만을 탓하며 손 놓고 있을 여유가 없다. 각 개인이 자신의 책임을 자각하고, 정치적 선택의 중요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선거에서의 한 표는 단순한 권리가 아니라, 국가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대한 책임임을 명심해야 한다. 무지와 무관심이 계속된다면, 그 결과는 결국 국민 모두가 짊어질 무거운 짐으로 돌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