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 첫 중증환자..."캘리포니아 비상사태 선포"
2024-12-19 10:57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앓아…현재 위독한 상태"
미국에서 처음으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H5N1)에 걸린 중증 환자가 발생했다고 미 CNN방송이 18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루이지애나주의 한 환자가 자신의 사유지에서 기른 가금류에 노출돼 H5N1에 걸려 입원했다고 밝혔다. 이 환자가 접촉한 가금류는 상업용이 아니며, 젖소나 그와 관련된 식품에 노출된 적도 없다고 CDC 관계자는 덧붙였다.
CDC는 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태를 언급하지 않았으며, 여전히 조사와 유전자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다만 루이지애나주 관계자는 현재 이 환자가 H5N1과 관련한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으며 위독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 루이지애나주 보건부는 이 환자가 65세 고령자이며 독감 합병증 위험을 높이는 기저 질환이 있었다고 CNN에 전했다.
이번에 검출된 'D1.1' 바이러스는 이전에 미국의 젖소와 일부 가금류, 이와 접촉한 사람에게서 검출된 바이러스 'B3.13'과는 다른 유형이다. D1.1은 최근 캐나다와 미 워싱턴주에서 발견됐으며 미국의 야생 조류와 가금류에서 검출된 유형으로 알려졌다.
올해 H5N1 바이러스는 수백곳의 미국 농장으로 확산했고, 사람에게까지 전염돼 지난 4월 이후 현재까지 61명의 H5N1 환자가 보고됐다. 이번 루이지애나주 환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H5N1 환자들은 모두 경미한 증상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미국 H5N1 61명 중 34명의 환자가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했다. 이에 캘리포니아주는 이날 H5N1 확산 방지를 위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주 정부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라며 "공공에 미치는 위험은 여전히 낮지만, 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은 심하면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다. 다만 CDC는 사람 간 전염 사례는 아직 나오지 않았고, 공중 보건 위험은 낮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CDC는 "H5N1이 공중 보건에 미치는 즉각적인 위험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달라지지 않았다"며 "감염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능한 한 노출을 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