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족쇄 풀린 K라면, 내년 역대급 실적 기대감 커진다

2024-12-08 18:00
'라면 시장 2위' 인도네시아, 韓라면 규제 완화
라면업계, 검사 비용·서류 심사 지체서 벗어나
규제 해제 계기 농심·삼양식품, 인니 마케팅↑

서울 한 편의점에서 외국인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라면 수출이 역대 최대 실적을 쓴 가운데 내년에도 수출 열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다. 인도네시아가 최근 한국산 라면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기 때문이다.

족쇄에서 풀린 라면업계는 인스턴트 라면 시장 '세계 2위' 인도네시아의 소비자 간 접점 확대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한국산 라면은 이달 인도네시아 수출 선적 제품부터 에틸렌옥사이드(EO) 관련 시험·검사성적서 제출 없이 통관이 가능하다. EO란 미국과 캐나다에서 농산물 등의 살균제로 사용되는 물질이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유럽연합(EU)으로 수출한 한국산 라면에서 EO로부터 생성될 수 있는 비발암성 물질이 검출되자 2022년부터 한국산 라면에 대해 EO 시험·검사성적서 제출을 요구해 왔다.

그렇다 보니 그간 라면업계는 검사 비용과 서류 심사로 인한 지체 등을 겪어야만 했다. 이에 식약처는 수출 장벽 해소를 위해 인도네시아 식품청에 한국산 즉석면류에 대한 관리강화 조치 해제를 지속해서 요청했다. 그 결과 한국산 라면은 인도네시아의 '즉석면류 식품안전 관리 강화 조치' 대상국에서 제외됐다. 즉 라면업계가 번거로운 통관 과정에서 해방된 셈이다.

인도네시아 라면 수출 문턱이 낮아지자 라면업체들의 표정은 밝아졌다. 시간과 비용을 모두 줄일 수 있게 됐기 때문. 특히 인도네시아는 세계라면 소비량 2위다 보니 세계 시장에서의 K라면 입지도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국제즉석면협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연간 즉석면 소비량은 145억개로 전세계 소비량의 15%를 차지한다. 식약처는 이번 조치로 즉석면류 수출액이 연간 약 738만 달러(약 103억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쇼핑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라면업계는 이번 규제 해제를 계기로 인도네시아 시장 입지 강화에 나서고 있다. 농심은 지난달 15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신라면 대형 모형 포토존을 세우고 취식존을 꾸리는 등 신라면 브랜드 알리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경제의 핵심 축이자 전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즉석면류 시장을 가지고 있어 마케팅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신라면 툼바, 똠얌 등 경쟁력 있는 신제품을 통해 공략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닭볶음면 시리즈로 라면 수출을 견인하는 삼양식품도 내년 상반기 인도네시아에 △삼양라면 △짜장불닭 △4가지치즈불닭 △불닭볶음탕면 △짜짜로니 △김치라면 등 6종을 수출할 예정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식약처의 규제외교 노력으로 인도네시아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수출 절차 간소화로 시간과 비용이 절감돼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며 국내라면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