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후폭풍] 환율 1410.1원…정규장 종가 2년來 최고치

2024-12-04 16:43
1418.1원에 개장해 곧바로 1418.8원 터치
시장 안정화 조치에 급락 후 1410선 마감

45년 만의 비상계엄 사태에 정치 불확실성이 증폭되자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하락, 환율이 상승 출발했다. 4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49.34포인트(1.97%) 내린 2450.76으로 출발했다. 코스닥 지수도 1.91% 하락한 677.59로 개장했다.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5.2원 오른 1418.1원에 개장했다. 2024.12.04[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간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여파에 원·달러 환율이 1410원대에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1419.2원을 기록했던 2022년 11월 4일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7.2원 오른 1410.1원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간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여파로 전 거래일보다 15.2원 급등한 1418.1원에 개장해 곧바로 1418.8원을 터치했다. 올해 최고치이자 장 중 기준으로는 지난 2022년 11월 4일(1429.2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후 환율은 1406원대로 떨어졌다가 1410원대로 복귀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이날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은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 임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등을 열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금융·외환시장 안정 조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재부에서는 실물경제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했고, 한은은 긴급 금통위를 열고 내년 2월말까지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허용하면서 단기 유동성 공급을 충분히 확대하기로 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임시 금통위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 "이번 유동성 공급 조치는 코로나19와 2022년 채권시장 불안 당시와 같은 수준"이라며 "금리를 내리면서 통화정책을 완화적 방향으로 운용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 불안은 상대적으로 당시보다 작다"고 말했다.

윤경수 한은 국제국장은 환율의 변동성과 관련해 "오늘 장이 열린 후로는 미 달러화 가치 변동과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외화유동성 시장 상황은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원·엔 환율은 전일보다 6.96원(0.74%) 오른 100엔당 947.50원에 야간 거래를 마쳤다. 계엄 선포에 장 중 970.74원까지 상승했지만 계엄 해제 소식이 전해지면서 빠르게 하락했다. 엔화가 970원을 넘긴 것은 지난 2023년 5월이 마지막이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5.8엔 상승한 940.32원을 기록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기로 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유동성 공급 확대와 적극적인 재정정책 추진은 원화 가치 추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며 "정치 불확실성으로 내수 경기 부진이 불가피해 국내 성장률의 추가 하락 압력도 커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