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중국 전기차에 열린 국내 자동차 시장
2024-12-04 06:00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 기고
내년 국내 전기차 시장은 중국산, 테슬라 등의 해외 고급브랜드와 국산 전기차 간 치열한 승부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BYD가 내년 초 국내에 정식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리자동차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인 '지커'도 이미 국내 시장 진출을 준비하면서 딜러와 국내 진출 전략에 대한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 국내 시장은 전기버스의 약 과반이 중국산 이고 전기 상용모델도 상당 부분 중국산으로 뒤덮인 상황이다. 전기승용차 시장이 마지막으로 남아있다. 그렇다고 미국이나 유럽과 같이 관세 부과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실질적으로는 시장에 맡겨 우리 제품의 구입에 호소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신차 시장은 약 170만대로 크지 않은 시장이다. 중국산 자동차가 노리는 시장은 연간 10~20만대 정도의 전기차 시장에 한정돼 있다. 그럼에도 한국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독점하는 시장인 데다 소비자의 눈높이가 까다로워 전기차 테스트베드로서 최적의 시장으로 낙점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시장에서 인정할 만한 실적을 거둔다면 검증된 모델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 BYD의 전략으로 보인다. BYD는 지난 3분기 매출액 측면에서 테슬라를 넘어 글로벌 최고 전기차 제작사로 등극했다. 최근에는 입증된 전기차 모델은 기본이고 하이브리드차까지 다양하게 모델 출시를 하면서 '전기차 캐즘'까지 극복하는 능력까지 부각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저가 모델에 더해 애프터서비스로 무장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자동차는 브랜드 이미지가 가장 중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작사를 믿고 구입하는 경향은 기본이다. 올해 테슬라 전기차 저가모델이 3만대 이상 판매된 이유도 상해공장이라는 중국산 특성이 있으나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더불어 낮은 가격으로 시장을 돌파했다.
국내 시장은 중국과 가까운 거리를 지니고 있고 서로 간 글로벌 소싱을 하면서 역할 분담을 하는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점도 진출 이유로 지목된다. 한국은 글로벌 국가와 FTA를 최대한 활성화하고 있는 국가로 상황에 따라 국내 시장에 CKD나 SKD 형태의 반조립 형태로 진출할 수 있다. 국내에서 일부 국산 부품을 사용하고 조립·검증하는 등 '메이드 인 코리아'로 진출하며 이윤을 나누는 사업 형태도 모색할 수 있다.
국내 시장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 시장이다. 이미 해외 고급 수입자동차가 15%를 훌쩍 넘어 브랜드별로 핵심 시장으로 떠올라서 중요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K-문화가 확산되면서 한국산 제품과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도도 크게 커지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자국 우선주의로 인한 진출이 막히고 있어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급변하는 상황에서 과연 국산차는 얼마나 시장을 수성할 수 있을까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매우 치열하겠고 내년이 그 시작점이 될 것이다. 국산차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몰론 가장 큰 장점인 애프터서비스와 저렴한 공임과 수리기간의 단축 등을 특화하면서 우리 제품에 대한 경쟁력 제고가 더욱 중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