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돋보기] '다크패턴'에 '구독플레이션'까지…소비자 울리는 구독경제

2024-12-02 14:08

 
[사진=AI가 생성한 이미지]
온라인 구독 경제가 일상 속 깊이 자리 잡은 가운데, 구독 경제 소비자들이 예상치 못한 함정에 빠지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 소비자 눈 속이는 '다크패턴'
 
[사진=연합뉴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 네이버 등 온라인 플랫폼이 '다크패턴(눈속임 상술)'을 사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제재에 들어갔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쿠팡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관해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발송했다.

공정위는 쿠팡이 유로 멤버십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을 운영하면서 기만적인 방법으로 소비자의 계약 해지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와우 멤버십은 멤버십에 가입한 소비자가 중도 해지를 신청해도 차액이 환불되지 않고 월말까지 서비스가 유지되는 방식으로 운영됐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중도 해지를 할 경우 신청 즉시 서비스가 중단되고 남은 이용 기간에 해당하는 금액이 환불돼야 한다.

공정위는 쿠팡과 같은 방식으로 유료 멤버십을 운영한 네이버와 마켓컬리에 대해서도 전자상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제재 절차에 들어갔다.

또한 쿠팡의 멤버십 가격 인상 과정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앞서 쿠팡은 멤버십 가격을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인상했는데, 그 과정에서 상품 결제창에 '와우 월 회비 변경 동의' 문구를 포함한 뒤 소비자가 결제 버튼을 누르면 멤버십 가격 인상에 동의한 걸로 간주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아울러 공정위는 쿠팡이 와우 멤버십에 '쿠팡 플레이'와 '쿠팡이츠 무료 배달' 서비스를 끼워 팔았다는 의혹도 조사하고 있다.

앞서 쿠팡은 지난 6월 검색 알고리즘 조작을 통한 'PB 부당 우대' 행위와 관련해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162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었다.
 
◇ 혜택은 그대로인데 가격만 오르는 '구독플레이션'

구독 경제에서의 인플레이션을 의미하는 '구독플레이션(구독+인플레이션)' 역시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최근 OTT뿐만 아니라 배달 음식, 쇼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운데, 많은 플랫폼에서 구독료 인상을 단행했다.

유튜브는 지난해 12월 기존 1만450원이던 ‘프리미엄 요금제’ 가격을 1만4900원으로 42.5% 인상했다. OTT 플랫폼 디즈니플러스도 9900원로 단일 요금이었던 구독료를 지난해 11월 ‘스탠다드(9900원)’와 ‘프리미엄(1만3900원)’ 요금제로 개편하며 사실상 요금 인상에 나섰다.

넷플릭스는 가장 저렴한 요금제였던 베이직 요금제(월 9500원)를 없애고 광고를 보는 대신 가격을 낮춘 광고형 요금제(월 5500원)를 출시했다. 무광고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요금은 월 1만3500원으로 인상됐다.

하지만 이러한 구독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혜택은 이전과 다르지 않다는 불만이 나온다.
 
◇ 소비자 대처법은?
 
[사진=연합뉴스]
다크패턴과 구독플레이션으로 인한 부담 증가를 피하려면 소비자 스스로가 경계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자신이 사용하는 구독 내역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만약 적게 쓰거나 불필요한 서비스를 계속해서 구독 중이라면 해지하는 게 좋다. 신용카드나 계좌에서 자동 결제를 제한하는 것도 무분별한 구독을 방지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새로운 구독을 시작하려 한다면 가입 전 해지 절차를 미리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많은 구독 플랫폼에서 가입은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반면 해지하려면 복잡한 단계를 거치도록 만들어놓았기 때문이다. 만약 복잡한 구독 해지 과정이 예상된다면 구독을 더욱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