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키친 갱스터' 박지영 셰프가 말하는 '흑백 요리사'
2024-12-03 10:14
서울 용산구 남영동의 한 골목에는 박지영 셰프가 운영하는 바스트로 와인바 '나우 남영'이 있다. 그의 가게는 마치 작은 유럽과 같다. 음식과 와인, 디저트는 물론 공간까지 유럽의 무드를 옮겨 놓은 듯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에서 '키친 갱스터'라는 이름으로 출연한 박지영 셰프의 감성이 담긴 공간에서 그의 음식과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흑백 요리사' 편집으로 인해 아쉬웠을 것 같다
- 아예 실망을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편집에도 불구하고 많은 손님이 찾아주고, 알아봐주더라. '흑백 요리사'를 통해 경험한 게 더 많은 것 같아서 섭섭하지만은 않다. 오히려 주변 분들이 아쉬워하는 느낌이다.
많이 비춰지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고 손님들이 찾아오는 건가
- 저도 그게 많이 신기했다. 오픈한지 2년이 채 안되기도 했고 조용한 동네라서 여기까지 오실까 생각했는데 많이 와주신다. 어떻게 아신 건지 여쭤보니까 1라운드에서 흑수저 80인에서 20인으로 추렸는데 그때 나온 리스트 덕에 알게 됐다더라. 그리고 제가 한 요리가 짧게 나왔는데 그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 처음에 제안을 받았을 때는 고민을 했는데 도전과 경험에 중점을 뒀다. 한살 한살 들면서 도전하는게 쉽지 않더라. 그래서 두려움을 이기고 도전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엄청난 경험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하인드 에피소드가 궁금하다
-심사위원이 백종원 대표님이 나오는지는 알았지만 그 외에 누가 나오는지는 몰랐다. 그래서 안성재 셰프님이 등장하셨을 때 굉장히 놀랐다. 그리고 100명의 서바이벌이라고 했는데 80:20으로 나눈다는 것도 놀랐다.
- 피지컬100을 예시로 들면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고 100명을 모셔서 할거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요리는 어쩌다가 하게됐나
- 처음에는 파티플래너를 하기 위해서 요리를 배우면서 시작하게 됐다. 고등학교 진로 고민을 하다가 파티플래너가 재밌어 보였다.
'흑백 요리사'는 박지영 셰프에게 어떤 프로그램인가
- 30대에 가장 중요한 사건이다. 20대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30대에는 이런 일이 없다고 생각을 하면서 지내다가 30대 통틀어서 다시 돌아보고 고민할 수 있게하는 일이었다.
방송 출연 이후 손님이 얼마나 늘었나
- 정말 많이 늘었다. 다른 셰프님들은 오래 운영을 하셨고 단골 분들도 많으신데 저희는 오픈한지 2년이 채 되지 않아서 조용한 곳에서 단골 분들이 먹여 살려주셨는데 그때와 비교해서 지금은 엄청 많이 늘었다. 예전에는 그냥 오셔도 식사가 가능했고 소통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예약 전쟁이다. 너무 감사하다.
'흑백 요리사'가 왜 이렇게 인기를 얻었다고 생각하나
-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100명이 모여서 진실되고 열정있게 하지 않았나. 싸우려고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열정을 보여주기 위한 열정으로 인해 현장에서 열기가 대단했다. 순수한 열정을 보여준 것에 진심이 느껴진 것 같다. 그리고 제작진 분들이 진짜 구성을 잘 짠 것 같았다. 아무것도 모르고 출연을 했는데 80명과 20명을 나누고 흑백으로 나눈 것도 그렇고 모든 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획력이 대단하더라.
생각했던 프로그램의 모습대로 나왔다고 생각하나
- 찍을 때는 100%인데 인원도 많고 시간도 오래 걸린 걸 봤을 때 100%는 아니지만 잘 뽑아서 나온 것 같다.
'흑백 요리사'에 출연을 하면서 우승보다, 중요했던 건 뭔가
- 경험이다. 우승하면 좋았겠지만 거기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최선을 다하고 경험에서 분명히 얻는 게 많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모두한테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 100명에 포함된 것도 대단한 거라고 생각한다.
시즌2 섭외 연락이 오면 출연할건가
- 제작진 분들의 선택이겠지만 아직은 모르겠다(하하).
요리에 있어서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있는 건 뭔가
- 너무 과하지 않고 욕심 부리지 않고 내 위주보다는 드시는 분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거다.
맛보다 중요한 건 뭔가
- 종합적인 것 같다. 맛만 보고 요리를 표현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누구와 함께하느냐도 중요하고 그날의 기분도 중요하고 종합적이다. 맛보다 중요한 것보다 맛+ 그 외에 많은 것들이 있다. 맛을 +해주는 요소를 찾는게 중요하다.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 중요했던 시기는 언제였나
- 20대에 미국에서 좋은 셰프님을 만난게 큰 갈림길이었다. 셰프님들과 동료들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다른 일을 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나게 중요했다.
'키친 갱스터'라는 별명이 독특하다
- 작가님들과 얘기를 하다가 별명을 물으셨다. 키친갱스터가 미국에서 가지고 있던 별명 중 하나였는데 주방에 들어가면 성격이 예민해지고 터프해지면서 성격이 180도 변한다고 해서 지어진 별명이다.
'키친 갱스터'가 아니라 '박지영 셰프'를 수식한다면, 어떤 말을 듣고 싶나?
- 이윤만 생각하지 않고 사람들이 진정성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셰프가 되고 싶다.
박지영 셰프에게 요리를 잘한다는 기준은 뭔가
- 셰프가 생각하는 걸 만들었을 때 먹는 사람에게 잘 전달이 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왜 양식을 하게됐나
- 양식을 좋아했던 게 컸다. 어릴 때부터 엄마가 양식을 많이 해주시고 좋아했다.
팀을 이끌고 인간관계에 있어서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 있나
- 솔직함이다.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하고 대화하면 문제가 없는 것 같다.
흑백요리사 통해서 가장 크게 배운 건 뭔가
- 우물 안 개구리 였다는 거다. 배울 게 많은 셰프님이 많아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정에 놀랐다.
박지영 셰프가 경험한 셰프라는 직업은 어떤 직업인 것 같나
-예술가 같다. 자신이 생각하는 걸 요리로 표현하는 사람이다. 본인이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중요하고 손님들 입장을 신경 쓰는 것도 중요하다.
셰프와 장사의 차이를 뭐라고 생각하나
- 뗄레야 뗄 수 없는데 장사도 해야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완전히 별개로 생각하면 오래가기 힘든 것 같다. 두개의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
박지영 셰프의 꿈은 뭔가
- 손님들이 만족할 수 있게 하는 게 꿈이다. 건강하고 오래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고 싶다.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일을 통해 세상에 행복을 주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말씀 해달라
-좋아하는 일로 세상에 행복을 준다는 건 행운이다. 그걸 충분히 알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