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방기수 셰프가 국내 첫 미슐랭 1스타가 되고 흑백요리사에 출연하기까지

2024-12-03 10:01

방기수 셰프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에서 '백수저' 미슐랭 1스타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어릴 때부터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만드는 걸 좋아했다는 그는 국내 첫 미슐랭 1스타로 자신만의 철학이 담긴 '깃든'을 오픈, 고객들의 오감을 사로잡는 음식들을 내놓고 있다.  
 
방기수 세프 [사진= 김호이 기자]


요리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 어렸을 때부터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고 만드는 걸 좋아했었다. 어머니께서 요리를 잘하셔서 맛있다 맛없다의 기준이 명확해졌다.

'맛있다' '맛없다'의 기준은 뭔가
-입에서 느껴지는 싱겁고 짜고 단맛이 조화로움이 느껴졌을 때 맛있는 것 같다.

왜 해물소갈비였나? 메뉴 선택 이유가 궁금하다
-해물에서 느껴지는 감칠맛을 좋아하는데 해물만 먹으면 고기에서 나오는 포만감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보니까 그걸 융합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해봤다. 아무래도 끓이는 고기는 뼈에 붙은 갈비가 맛있어서 조화롭게 했다. 해물에 치중을 하면 해물탕에 갈비가 있는 느낌이고 갈비에 치중을 하면 갈비탕에 해물이 들어간 느낌이다. 그 중간점을 찾아서 조화를 맞추는 게 어려웠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메뉴 같다
-낙곱새 같은 느낌이다. 낙곱새가 대중화된지 얼마 안되지 않았나. 낙지와 곱창, 새우가 융합돼서 만들어진 것처럼 제가 만든 해물소갈비가 대중성을 갖고 대중화된다면 하나의 음식 장르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목표가 있다.

어떻게 확신을 가졌나?
-다이닝을 하다보니까 다양한 재료를 사용할 수 있었고 육수도 다양했다. 양념도 31가지가 들어가는데 많은 메뉴를 만들어 본 경험을 녹여내서 지금의 메뉴를 만들 수 있었다.
[사진= 김호이 기자]


'깃든'은 어떤 곳인가
-상호가 어렵다고 느껴질 수 있는데 '깃들다'라는 말의 약자가 '정성이 깃들고, 맛이 깃들고, 추억이 깃들다' 라는 의미를 담아서 상호를 짓게 됐다. 정성이 깃든 음식에 맛이 깃들면 행복함에 추억이 깃든다는 의미로 짓게 됐다.

'흑백요리사'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 섭외 연락이 왔는데 처음에는 거부감이 있었다. 방송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시간과 준비 과정이 필요한 음식들이 많은데 단편적으로 보여줄 수 없는 음식이 많아서 거절을 했었다. 근데 큰 규모에서 다양한 셰프들의 요리를 보고 경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출연하게 됐다.

실제로 출연해보니 어땠나
- 규모가 워낙 크고 많은 인원들이 함께 했기 때문에 위화감도 있었다. 열정을 가지고 요리를 하는 셰프들을 보면서 설레이고 타오르는 듯한 감정이 들었다.

'흑백요리사'는 방기수 셰프에게 어떤 프로그램이었나
- 대중과 카메라 앞에 선다는 건 두려움이고 극복해야 될 대상이다. 아들이 양쪽 눈 시력이 달라서 가림 치료를 하는데 부모로서 아이가 싫어하는 걸 하라고 하는 입장이라 저도 하기 싫은 걸 하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도전하게 됐다.

'흑백요리사'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궁금하다
- 방송에는 다 보이지 않았지만 20인에 선정된 분들도 있지만 안된 분들도 있어서 같은 요리를 하는 입장에서 안타까움이 있었다. 저희가 등장 씬이 화려했다는 칭찬이 있었는데 세번 정도 촬영을 했다. 

방송 출연 후 달라진 일상이 있나
- 단골들이 저의 존재감을 모르다가 기뻐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가장 좋은 건 남겨지는 음식이 적어졌다는 것이다. 한식은 기본 반찬들이 많은데 정작 손도 안대는 경우가 많다. 방송 후에 깨끗하게 다 드시는 반찬이 많아졌다. 제 음식 맛보러 오시는 분들이 많아서 너무 감사하다.

어떻게 우리나라 최초로 미슐랭 1스타 셰프가 됐나
-2005년에 미슐랭 3스타의 초기 모델인 가온에 입사를 해서 15년 정도 근무를 했다. 막내로 시작을 해서 1스타를 받은 비채나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미슐랭 1스타가 됐다. 
한식은 하면 할수록 너무 어렵다. 그래서 뭘 잘한다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깊이가 깊고 넓다.

미슐랭 1스타 셰프 외에 불리고 싶은 호칭이 있나
-미슐랭 1스타 셰프보다 좋은 아빠가 되는 게 꿈이다. 어려움이 있고 힘든 일이 있어도 극복하는 모습을 보이는 좋은 아빠가 되는 게 꿈이다. 그래서 가족들과 함께 보내기 위해서 일요일은 쉰다.

요리를 잘한다는 기준은 뭔가. 맛보다 더 중요시 여기는 게 있나
- 단맛, 쓴맛, 짠맛의 조합을 잘 맞추는 게 맛을 잘 맞추는 것이다. 같은 재료를 하더라도 계속 맛을 보면 미맹이 오는 경우가 많아서 맛의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
[사진= 김호이 기자]


셰프로서 가장 큰 보람은 뭔가
- 맛있다 맛없다도 중요한 요소이지만 입이 즐거운 음식이 속도 즐겁지 않은 경우가 많다. 잘먹고 속도 편안한 음식을 만드는 게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생각나는 맛이었으면 한다.

지금의 요리를 하는데 있어서 중요했던 경험들이 있나
-국물요리의 핵심은 좋은 육수라고 생각한다. 천연에서 맛을 낼 수 있는 요소를 많이 찾았던 게 도움이 되고 있다.

직업병이 있나. 직업병이 일상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어떤 영향을 주나
-다이닝 할 때는 그릇을 많이 봤다. 음식 다 먹고 그릇 브랜드가 어디건가 많이 봤고 도자기 그릇은 강도도 많이 봤다. 음식의 재료와 맛도 중요하게 여기지만 인테리어와 그릇도 많이 봤다. 개인 가게를 하면서 부터는 입지도 많이 보게됐다.

방기수 셰프의 꿈은 뭔가
- 제 음식 먹고 행복하면서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으면 한다. 
방기수 셰프가 전하는 메시지 [사진= 김호이 기자]


'흑백요리사' 시즌2 제작 확정이 됐는데, 제안을 받으면 또 다시 출연할 마음이 있으신지?
- 모르겠다. 요리를 하러 갔는데 요리 하는 모습이 많이 안보여져서 아쉽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의 열정이 보여지지 않은 부분이 아쉽다. 악의적인 편집을 안하겠다는 약속이 있었는데 악의적인 편집은 없었지만 통편집을 해버려서 안타깝다. 그날 했던 음식들을 만족하는데 그 장면이 보여지지 않아서 아쉽다.

시즌2 출연을 고민하는 예비 '흑백요리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 시즌1은 잘보고 분석을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요리사를 넘어서 새로운 캐릭터가 된다고 생각해야 요리도 돋보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맛있는 음식을 통해 세상에 행복을 주는 수많은 셰프들에게 한말씀 해달라
- 외식업이 전체적으로 어렵다. 기술이 발전하면 요리사로서 회의감을 느낄 수도 있는데 흑백요리사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인식이 좋아지고 있으니까 힘을 냈으면 좋겠다.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직원들에게 비전과 나은 환경을 주는 의무가 있다. 가장 큰 복지는 적게 일하고 돈 많이 버는 건데 그러기 위해서는 매출이 많이 나와야 되기 때문에 매출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혼자 잘되는 게 아니라 함께하는 분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다.
방기수 셰프와 [사진= 김호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