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항공 새 시대 여는 대한항공...'메가 캐리어' 향한 날갯짓
2024-12-01 18:00
아시아나항공 합병 사실상 마무리 단계
수송규모 세계 11위 목표에 속도
LCC 간 인수합병, 분리매각 등 논의 주목
레거시, 저비용 항공업계 독과점 우려 불식도 과제
수송규모 세계 11위 목표에 속도
LCC 간 인수합병, 분리매각 등 논의 주목
레거시, 저비용 항공업계 독과점 우려 불식도 과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은 대한민국 항공업계를 재편하고 항공역사를 새로 쓰는 시대적 과업이 될 것이다."(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2020년 시작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제1막이 2024년 마지막을 한 달 앞두고 사실상 마무리됐다. 합병을 위한 전초전이 끝나면서 내년부터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메카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도약을 향한 제2막의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항공업계는 메가 캐리어 탄생이 불러올 산업 경쟁력 향상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LCC(저비용항공사) 시장 구도 재편 등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통합 약 3만명에 달하는 거대한 두 조직의 물리적 통합과 항공시장 독과점 구조를 둘러싼 소비자 불신 해소 등도 과제로 떠올랐다.
마지막 남은 미국 경쟁당국(DOJ)은 별도의 심사 결과 발표 없이 소송을 통해 문제를 제기한다. 가장 까다로운 EC의 심사가 통과됐고, 아직 알려진 DOJ 측 별도 소송도 없기 때문에 기업 결합을 위한 관문은 모두 통과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대한항공 측은 "EC의 최종 승인 발표 직후 DOJ에 해당 내용을 보고했다"면서 "이견이 없으면 이달 내로 최종 거래 종결 절차를 매듭지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승인으로 대한항공을 세계 10위권 메가 캐리어로 성장시키겠다는 조원태 회장의 꿈도 한층 구체화됐다는 평가다. 조 회장은 올해 1월 신년사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 스케줄은 합리적으로 재배치되고, 여유 기체는 새로운 취항지에 투입해 고객들에게 보다 넓은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통합 항공사 출범은 장기적으로 거대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2023년에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한국 항공업계를 받쳐온 두 축"이라며 "통합 과제는 어렵지만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우리는) 한층 더 성장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업계는 항공시장 판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 등이 합병해 '통합 LCC'가 출범하면 현재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보다 규모가 커진다. 국토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 LCC 7개사 이용객 175만8951명 가운데 3사(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이용객은 77만2028명으로 전체 중 50%에 육박한다.
따라서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LCC에서는 합종연횡이 활발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제주항공은 통합 LCC 출범에 대비해 오랜 기간 인수합병(M&A) 의지를 내비친 바 있고, 최근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의 2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 참여 의지를 밝혔다. LCC도 규모의 경제를 통해 시장을 주도해야 하는 만큼 내년에는 통합, 분리 매각 등 다양한 움직임이 예상된다.
소비자들은 이번 통합으로 FSC(대형항공사)는 물론 LCC의 독과점 체제가 강해져 항공료 인상, 마일리지 통합 등 피해가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시장 독과점 문제는 공정위와 해외 경쟁당국, 국토부 등의 노력으로 리스크가 크게 줄었다"면서 "마일리지나 중복 노선 등에 따른 구조조정 문제는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