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폭탄 예고에 멕시코 거점 둔 日자동차 기업 '긴장'
2024-11-27 16:32
닛산, 멕시코 공장 4곳으로 최다
도요타, 혼다, 마쓰다 등도 영향 불가피
도요타, 혼다, 마쓰다 등도 영향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중국으로부터의 모든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와 함께 멕시코와 캐나다에도 취임 첫날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선언하면서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6일, “멕시코 등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들은 대응을 해야 한다”며 경종을 울렸다.
트럼프 당선인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내년) 1월 20일 첫 행정명령 중 하나로 멕시코와 캐나다로부터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필요한 서류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는 인건비가 저렴한데다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북미 시장을 공략하는 수출 거점으로 최적의 입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일본의 완성차 및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중에도 멕시코를 중심으로 거점을 두고 있는 곳들이 많다. 완성차 생산을 위해서는 부품과 반제품들이 미국과 접하고 있는 국경을 넘나들어야 하는데 그때마다 관세가 붙으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자동차 대기업 중 멕시코에서 가장 많은 생산을 하는 곳은 닛산자동차로, 완성차 공장 4곳에서 다목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킥스' 등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우치다 마코토 사장은 7일 결산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30만대 수준을 수출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우리가 추진하는 방향은 변하지 않을 예정이지만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도요타자동차는 멕시코에서 전략 차종인 픽업트럭 ‘타코마’를 생산하고 있다. 2000년대 초부터 생산을 시작해서 2019년에는 중부 지역으로도 진출해 현재 2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올해 1~9월 멕시코에서의 누적 생산량은 17만대 이상이다.
도요타의 경우 멕시코로부터의 수출 차량은 미국 판매량의 10%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트럼프가 내세운 관세가 부과되면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피할 수 없다.
혼다는 멕시코에 연간 생산능력 20만대 규모의 공장을 두고 SUV 모델 ‘HR-V’ 등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아오야마 신지 부사장은 6일 결산 설명회에서 “당장 생산 이전 등은 할 수 없다. 하지만 영구적인 관세라면 (미국에서의 생산 등) 대응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마쓰다는 2014년 멕시코 공장을 개설해 SUV 모델 ‘CX-30’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20만대의 신차를 생산했다. 그 중 미국 수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관세 문제에 대해 모로 마사히로 사장은 “정보를 충분히 수집해 대응책을 생각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닛케이는 “(트럼프 관세) 우려는 일본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의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은 26일 관세 인상에 대해 “실제로 그렇게 되면 일본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우려가 크다”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