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정거래위원회가 인터넷 쇼핑몰 대기업 아마존의 독점금지법 위반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아마존 일본 법인인 ‘아마존 재팬’을 현장 조사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등이 27일 보도했다.

일본 공정위는 아마존 재팬이 독점금지법에서 금지한 ‘우월적 지위의 남용’과 ‘구속 조건이 있는 거래’ 등을 쇼핑몰 입점 업체에 강요했다고 보고 전날 조사를 벌였다.

예를 들어 아마존 재팬이 입점 업체에게 다른 쇼핑몰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 책정’을 요구하거나 상품 보관과 배송, 반품 등 서비스를 아마존 측이 제공하는 물류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압력을 가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입점 업체들이 ‘경쟁력 있는 가격 책정’에 대해 문의를 해도 아마존 재팬 측으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하는 등 사실상 가격 인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은 “일부 입점 업체들은 아마존 재팬으로부터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추천 상품’ 표시에서 제외하겠다는 압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아마존 재팬이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 ‘마켓플레이스’에는 상품별로 우선적으로 표시되는 ‘추천 상품’ 칸이 하나씩 마련되어 있다. 입점 업체들에게 ‘추천 상품’ 칸을 획득하는 것은 매출 상승으로 직결된다.  

닛케이에 따르면 건강식품 등을 출품하는 한 입점업체 담당자는 “‘추천 상품’ 표시를 확보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매출이 ‘0’이냐 ‘100’이냐 정도의 차이가 난다”고 말한다. 아마존 판매를 지도하는 컨설팅 업체 관계자도 “체감상 사업자가 출품하는 상품의 90%가 ‘추천상품’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도 “추천 상품에서 빠지면 노출 기회가 대폭 줄어들어 판매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입점 업체는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인터넷 쇼핑몰 시장에서 아마존 재팬의 시장점유율은 28.2%로 업계 1위다. 아마존 재팬은 2016년과 2018년에도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의 현장 조사를 받았다. 2016년에는 입점업체에게 다른 사이트보다 낮은 가격 설정을 요구한 혐의, 2018년에는 거래하는 제조업체에 ‘협력금’ 지급 등을 요구한 혐의였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 결과 자료 등을 분석한 뒤 행정처분을 염두에 두고 추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입점업체 등에 대해 폭넓게 정보 제공을 요청해 실태를 파악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아마존 재팬은 “공정위 조사에 전면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