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서학개미…순대외금융자산 9000억 달러 돌파, 3분기째 최고치

2024-11-20 12:00
한국은행,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 발표
해외 증권투자 잔액 1조 달러 육박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투자 열풍이 거세지면서 순대외금융자산 잔액이 처음으로 9000억 달러를 넘어서며 3분기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서학개미의 해외증권투자 잔액은 1조 달러에 다가서며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의 국내 투자 잔액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은 2조5135억 달러로 전분기보다 1183억 달러 급증했다.

대외금융자산 중 거주자의 해외 직접투자는 302억 달러 늘었다. 이차전지 기업의 해외 투자가 지속되면서 증가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해외 증권투자 잔액은 지분증권을 중심으로 646억 달러 늘어 9969억 달러를 기록했다. 통계 편제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 투자 잔액을 넘어선 금액이다.

해외 증권투자 거래요인은 263억 달러, 환율과 주가의 영향을 받는 비거래요인은 383억 달러 늘었다. 비거래요인이 급증한 이유는 해외 주식투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우존스(+8.2%), 나스닥(+2.6%), 유럽연합(+2.2%) 등 주요국 증시가 상승한 영향이다. 

박성곤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해외 증권 투자가 크게 증가한 건 해외주식 및 채권 매수가 확대되고 보유증권 평가액이 상승하는 등 거래요인과 비거래요인이 모두 큰 폭의 플러스를 보인 영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팀장은 "미국 증시 랠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EU 증시가 반등했을 뿐만 아니라 3분기에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 속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면서 미국채 금리 또한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증권투자도 직접투자와 마찬가지로 자산잔액이 부채를 넘어섰다"면서도 "하지만 증권투자 특성상 여타항목보다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향후 이는 변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2분기 말 기준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조5357억 달러로 전 분기 말보다 11억 달러 감소했다.

직접투자는 지분투자(140억 달러)를 중심으로 전 분기 말 대비 190억 달러 증가했다. 반면 증권투자는 외국인 부채성증권 투자 확대(266억 달러)에도 불구하고 지분증권 투자가 대폭 감소(-533억 달러)해 전 분기 말 대비 267억 달러 감소했다.

대외금융자산이 증가했으나 대외금융부채가 감소하면서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9778억 달러로 전 분기 말(8385억 달러)보다 1194억 달러 증가했다. 이번 3분기 증가 폭은 2021년 3분기(1212억 달러) 증가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