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투자 열풍에…순대외금융자산 또 역대 최고

2024-08-21 12:00
한국은행, 2분기 국제투자대조표 발표
순대외금융자산 8585억弗…역대 최대
단기외채비율·단기외채비중 소폭 증가
"대외지급 능력·외채 건전성 모두 양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2분기 ‘서학개미' 열풍이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 투자한 금액이 2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단기간 내 갚아야 할 해외 빚 비중은 소폭 늘었지만 외채 건전성은 과거 대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2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은 지난 1분기(8310억 달러)보다 275억 달러 증가한 8585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발표 당시 종전 최고치였던 2022년 3분기(8283억 달러)를 경신한 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최고치 경신이다.

순대외금융자산은 내국인이 해외에 투자한 '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한 '대외금융부채'를 뺀 금액이다. 우리나라의 대외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순대외금융자산이 커질 경우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금융자산보다 내국인이 해외에 투자한 금융자산이 훨씬 크다는 의미다.

2분기 순대외금융자산이 불어난 것은 대외금융자산(2조3952억 달러)이 해외 증권투자를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227억 달러 증가한 영향이 컸다. 해외 증권투자(9324억 달러)는 2분기 내국인의 해외주식 투자가 확대되고 나스닥 주가(+8.3%)가 오르면서 종전 최고치였던 1분기(9045억 달러)보다 279억 달러 증가했다.

박성곤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2분기는 대(對)미국 주식투자가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 방향성을 주도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며 "유럽 및 일본의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미국 나스닥은 전고점 돌파 행진을 이어갔고 우리나라 투자자의 미국 기술주 매수세도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해외 직접투자는 전분기 대비 100억 달러 늘어난 7320억 달러로 집계됐다. 올 2분기 미 달러화 강세로 달러 환산액이 감소했지만 자동차와 2차전지 기업의 해외 투자가 재개되며 해외 직접투자가 지속됐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의미하는 대외금융부채(1조5367억 달러)는 전분기 대비 48억 달러 줄어들었다. 외국인 직접투자 잔액이 지분투자를 중심으로 53억 달러 감소하며 감소세를 주도했다. 이는 달러화 강세로 원화 표시 부채의 달러 환산액이 축소된 데 기인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9842억 달러)은 외국인 부채성증권 투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분증권 투자가 확대되며 전분기 대비 2억 달러 증가했다.
[표=한국은행]
올해 2분기 순대외채권은 3815억 달러로 전분기 대비 31억 달러 감소했다. 순대외채권은 우리나라가 외국으로부터 받아야 할 돈인 '대외채권'에서 외국에게 내줘야 할 돈인 '대외채무'를 뺀 것을 말한다.

2분기 대외채권은 1조397억 달러로 전분기 대비 123억 달러 줄어들었다. 계약 만기 1년 이하의 단기 대외채권은 예금취급기관과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일시 감소하며 157억 달러 축소됐다. 장기 대외채권은 채권투자와 무역신용이 늘면서 33억 달러 확대됐다.

대외채무는 6583억 달러로 전분기 보다 92억 달러 감소했다. 단기외채가 9억 달러 늘었지만, 국고채를 중심으로 원화 약세에 따른 미 달러화 환산액 감소로 장기외채가 101억 달러 줄었다.

외환보유액에서 단기간 갚아야 할 해외 빚 비율인 단기외채 비율(단기외채/준비자산)은 지난 1분기 33.6%에서 2분기 34.4%로 0.8%포인트 올랐다. 단기외채 비중(단기외채/대외채무)도 21.1%에서 21.6%로 0.4%포인트 상승했다.

박 팀장은 "지난해 큰 폭 하락한 기저효과로 단기외채 비율과 단기외채 비중 모두 반등했지만 과거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대외지급 능력과 외채 건전성 모두 양호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