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5차전서 유니폼 단추 푼 'MZ 투수' 곽도규…삼성 채용 떨어졌단 팬 복수 요구에 "내가 해냈어"
2024-10-29 15:26
KIA 타이거즈 투수 곽도규가 남다른 방식으로 팬 사랑을 뽐냈다.
곽도규는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누나 내가 해냈어"라는 글과 함께 한 팬과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대화 속에는 '(곽)도규야. 나 오늘 삼성이랑 LG 채용 결과 나왔는데 떨어졌어. 꼭 나 대신 복수해 줘. 삼성이랑 LG 이기고 우승하자'는 글이 담겼다.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 중 한 팀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IA와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곽도규는 이러한 바람을 실제로 이뤄냈다. 지난 28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IA가 7-5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KIA의 12번째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그는 한국시리즈 4경기에 출전해 4이닝 무실점을 거두며 맹활약을 펼쳤다. 매 경기 중요한 순간 위기를 막아냈다. 스타성도 돋보였다. 5차전 6회 초 2사 1루에서 이재현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내 이닝을 마무리하자 갑작스레 유니폼 단추를 풀어 눈길을 끌었다. 유니폼 속에는 부상을 회복 중인 '좌완 특급' 이의리의 등 번호와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이어 "지금 이 순간이 재밌는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어느 정도 부끄러움은 예상했다. 철없는 행동은 올해가 마지막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의리형이 애니메이션 '진격이 거인'에 나오는 세리머니를 해달라고 했다. '심장을 불태워라' 이런 의미의 세리머니였던 것 같은데 '하는 김에 제대로 한 번 해보자' 생각해 세리머니를 계획했다. 개인적으로 의리형을 존경하는데, 시리즈에 함께 하지 못해 속상하다. 하지만 가슴에서 함께 한다는 마음을 가져 내게 큰 힘이 됐던 것 같다. 이의리라는 사람이 곁에 있는 게 영광이다"라고 존경심을 보였다.
한편, 곽도규는 2023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KIA에 5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기대보다 빠르게 프로에서 성장을 거듭하며 150㎞를 넘나드는 '좌완 파이어볼러'가 됐다. 현재는 KIA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