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대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제17회 '반도체의 날' 기념식이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반도체가 AI 기술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

'반도체의 날'은 한국이 반도체 수출 100억달러를 달성한 1994년 10월 29일을 기념해 2008년부터 시작되었으며, 올해 17회째를 맞았다.

올해 행사에서는 1∼9월 반도체 누적 수출액이 1024억 달러에 달하며, 지난해 전체 수출 실적(986억 달러)을 넘어섰고, 역대 최대 수출 기록인 2022년(1292억 달러) 실적 초과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반도체 수출은 올해 들어 9월까지 한국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며, 수출 1위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번 기념식에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곽노정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SK하이닉스 사장), 박용인 삼성전자 사장 등 반도체 분야 산학연 관계자 550여명이 참석했다. 반도체 관련 특별법을 발의한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자리했다.

곽노정 협회장은 환영사에서 "인공지능(AI)과 같은 우리의 반도체 기술은 국가 안보와 경제 성장의 핵심 요소"라며, "반도체 패권 경쟁은 단순한 경제 발전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간 사활을 건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대한민국이 반도체 기술 주권을 확보하고 미래 반도체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정부를 비롯한 각계의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 지원책으로 적기 투자를 위한 재정 지원, 인프라 지원, 연구개발(R&D) 지원 등을 언급하며 "반도체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 시행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기념식에서는 박경수 피에스케이㈜ 회장이 금탑산업훈장을, 최준기 SK하이닉스 부사장과 정규동 ㈜가온칩스 대표가 각각 은탑산업훈장, 동탑산업훈장을 받는 등 총 82명의 반도체 산업 유공자에 대한 포상이 이뤄졌다. 반도체 장비 국산화 공로를 인정받은 박경수 회장은 드라이스트립(Dry Strip) 분야에서 11년 동안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2억 달러 수출 달성 등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한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최준기 부사장은 초고성능 인공지능(AI) 메모리 'HBM3E'의 세계 최초 양산을 통한 기술 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정규동 대표는 차량용·AI 반도체 개발 분야 디자인 솔루션 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각각 인정받았다.

안덕근 장관은 축사에서 "올해 반도체 수출이 135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우리가 강점을 지닌 메모리 반도체, 특히 AI 시대가 다가오면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에서 주도권을 확실히 가져가자"고 독려했다.

아울러 "세계 반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부문의 경쟁력 격차를 좁혀 나가는 데 더욱 피치를 올려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경쟁국에 뒤처지지 않는 세계 최고 수준의 투자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조만간 시스템 반도체 종합 지원 방안을 마련해 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