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장비에 힘주는 김승연 한화 회장…화학·방산 넘어 반도체까지 섭렵

2024-10-22 17:21
"혁신 기술만이 미래를 여는 유일한 열쇠" 강조
SK하이닉스 퀄테스트 통과 위해 연구진 격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이 22일 한화 판교 R&D센터를 방문해 한화정밀기계, 한화비전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반도체 장비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한화정밀기계가 개발한 TC 본더(칩 결합 장비)가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 메모리) D램 생산 공정에 적합하다는 최종 판단이 나올 경우 한화그룹의 반도체 장비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도약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회장은 22일 3남 김동선 한화비전 미래전략총괄 부사장과 함께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 연구소를 방문해 연구진과 소통하며 "반도체는 국가 기간산업으로, 첨단기술 혁신을 견인하는 중요한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회장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조에 필수인 TC 본더 장비의 시연을 직접 참관하며 반도체 장비 사업에 힘을 주는 모습을 보였다.

김 회장의 강한 사업 의지를 토대로 한화그룹은 화학, 방산, 보험 등 기존 주력 사업에 이어 반도체 장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며 신 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장비 공급망 다각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한화정밀기계의 TC 본더 장비 도입을 검토 중인 것은 한화그룹의 계획에 한층 힘을 보탤 전망이다.

현재 국내 양대 TC 본더 업체는 한미반도체와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다. 세메스는 HBM 적층 공법 중 TC-NCF 공정에 최적화된 TC 본더 장비를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으며, 최근 TC 본더 매출액 2500억원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한미반도체와 공동 개발한 TC 본더 장비를 활용해 MR-MUF 공정으로 D램을 결합하고 있다.

한화정밀기계는 반도체 패키징 시장 선점을 목표로 TC 본더 장비 연구개발을 하고 있으며, 현재 SK하이닉스에 납품하기 위한 퀄테스트(품질인증)를 진행 중이다. 이를 놓고 김 회장은 "한화 판교 R&D 캠퍼스가 그룹의 신기술 개발을 이끌고 있다"며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를 통해 세계 기술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SK하이닉스 퀄테스트를 통과해 장비 납품이 최종 성사되도록 연구진들을 격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정밀기계가 SK하이닉스에 장비를 납품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지속적인 양사 협력과 투자로 한화그룹이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더욱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