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지는 트럼프 리스크…당선시엔 한·중·일 경제 모두 타격

2024-10-23 06:00
미대선 D-14, 트럼프 54%·해리스 45% 초접전
원·달러 환율 세 달 만에 장중 1380원 넘어서
트럼프 당선되면 韓·中·日 모두 수출 타격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미국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선거 막판 급격하게 트럼프 쪽으로 분위기가 쏠릴 가능성도 작지 않다. 트럼프 당선 시 한·중·일 3국은 모두 환율과 수출 등 경제성장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이 7개 경합 주에서 오차 범위 내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여론조사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합주 중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섰다. 

이대로라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결과 예측 모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은 54%,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 확률은 4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9원 오른 1379.1원으로 개장한 뒤 주간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1380.1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80원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 7월 31일(1384.7원) 이후 처음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21일(현지시간) 104선을 돌파했다. 달러인덱스가 104를 넘어선 건 지난 8월 2일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위안화와 엔화 가치도 하락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에 힘을 보탰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 시 원화와 위안화, 엔화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정책 및 막대한 국채 발행 등 확장적 재정정책이 현실화하면 미국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연방준비제도의 매파적 기조가 발동될 수 있어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호조, 국채 금리 상승,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가능성은 원·달러 환율을 추가 상승시킬 재료"라며 "트럼프 당선 시 원·달러 환율은 재차 14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재선은 한·중·일 3국 수출에도 타격이다. 앞서 트럼프는 중국산에는 60% 고율 관세를, 나머지 국가에서 수입되는 상품에도 10∼20% 보편관세를 매기겠다는 구상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중국의 대미(對美) 수출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7%로 상당한 수준이다. 씨티은행은 7.5~25%인 현 관세를 트럼프 공언대로 전면 60%로 인상하면 중국 GDP는 2.4%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본은 GDP 대비 대미 수출의존도가 여타 아시아 국가 대비 낮은 편이지만 보편적 관세 부과 시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대미 수출 중 30%)와 전자제품(10%) 등 특정 산업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우리나라 수출도 저하될 전망이다. 한국의 대미 수출 규모는 2023년 GDP 대비 6.3%, 전체 수출 중 18.3%를 차지해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윤인구 국제금융센터 글로벌경제부장은 "대미 수출품에 보편관세가 부과되면 성장률이 약 1%포인트 감소할 것"이라면서도 "트럼프가 보편관세보다 대중국 관세 인상에 집중하면 한국의 대중 수출 수요는 둔화되나 중국 제품 대체 수요로 상쇄 및 수혜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