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에도 대출 규제 여전"... 전문가들이 보는 '내 집 마련' 전략은?
2024-10-14 16:24
아파트값이 대출 규제 속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내 집 마련'에 나서려는 실수요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집값 상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지만, 정부와 금융권의 가계대출 관리로 당장 대출금리를 내리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자금 부담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융권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매수 환경이 변한 만큼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전고점까지 오르지 않은 수도권 지역의 싼 매물을 고려하거나 분양, 경매 등으로 주택 구입 방안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4일 아주경제신문이 부동산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금리 인하 시기 '내 집 마련' 전략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결과, 다수의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출 규제 등을 고려해 시장을 관망하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값이 급등세를 보이다가 피로감을 보인 상황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됨에 따라 향후 정부 정책 방향 등을 살펴보고 주택시장이 안정화될 때 매수에 나서는 전략을 가져가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다.
이어 "당장 내 집을 마련하고자 하는 실수요자 경매나 구축 중 저가 매물 위주로의 옥석 가리기를 통한 매입을 고려해 볼만하다"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단기 급등하거나 신고점을 찍은 서울 핵심지역 아파트를 추격 매수하는 것은 위험한 만큼 서두르지 않는 게 낫다고 본다"며 "시장을 좀 더 지켜보다가 시세보다 싼 급매물을 선별 매수한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금리 인하, 공급 부족 등 집값 상승 요인이 많은 상황이지만 서울 등 핵심 지역의 집값을 볼 때 실수요자들이 따라서 매수에 들어가는 것은 위험해 보인다"며 "정부가 추가적인 대출 규제 등을 고려할 수도 있는 만큼 시장을 지켜보거나, 당장 실수요를 위해 매수가 필요하다면 고점을 회복하지 않은 지역 위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반면 대출 규제가 장기간 지속되기 어렵고 집값 상승 압력이 여전하기 때문에 시장이 숨 고르기에 나선 지금 매수에 나서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미 IAU 교수)은 "지난 사례들을 돌이켜보면 대출 규제로 인한 수요 억제 효과는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지속된 후 시장이 다시 움직였다"며 "향후 집값이 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큰 만큼 무주택자라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매수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진단했다.
또 공사비, 분양가 등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부동산을 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는 만큼 가능한 자금 내에서 빠르게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실수요자의 경우 자금 사정 내에서 빠른 시간 내에 직주근접 입지에 주택을 마련한 후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앞으로 공급 감소가 전망되고, 각종 규제 강화에 따라 선호 입지에 지금보다 낮은 가격에 주택이 공급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