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명 다녀간 스마트라이프위크...스마트홈·UAM 인기

2024-10-13 13:22
스마트 거울·말동무 로봇...'주거의 혁신' 쇼룸, 전 세대 관심 아울러
"UAM 시승하러 아이와 함께"...약자동행 기술은 '시니어'에 인기
3일간 3만명 다녀가..."내년 두 배 규모로 늘릴 것"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스마트라이프위크(SLW)'에 전시된 SK텔레콤 도심항공교통(UAM)을 시승하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백소희 기자]


"세상이 좋아지고 있다니까."

날씨에 따라 매일 코디를 추천해주는 '스마트 거울'을 흥미롭게 보던 20대 여성 두 명이 이같이 말했다. 지난 12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스마트라이프위크(SLW)'는 시민들이 미래 서울의 모습을 확인하는 장이었다.

미래 주거 형태를 엿볼 수 있는 '주거의 혁신' 쇼룸은 마지막 날까지 사람이 붐볐다. 이세정 서울주택도시공사(SH) 건축설계처장은 "관람객들이 기술이 사용 가능한 건지 궁금해 하시는데 부스에 설치된 기술 중 80%가 실증된 기술"이라며 "기념품이 2000개 이상 나갔는데 준비한 4000개를 모두 소진할 듯하다"고 설명했다. 

주거의 혁신 쇼룸은 전 세대가 관심을 보였다. 'YOUNG존'에서 스마트 거울이 인기를 끌었다면 시니어 부부를 겨냥한 'GOLD존'에서는 말동무 돌봄 로봇 앞에 관람객이 몰렸다. 거실 공간 한가운데 있는 로봇 '다솜이'에게 "배고파"라고 말하니 "주인님 배고프시군요. 식사 준비해드릴까요"라고 답했다. 다솜이는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복약 안내까지 한다.

돌봄 로봇과 기념사진을 찍던 김송현씨(34)는 "변화하는 시대에 어떤 기술이 구체적으로 실현될지 보고자 왔다"며 "특히 도심항공교통(UAM)은 볼 기회가 없어서 기대를 했다"고 말했다. UAM 기체를 전시하고 있는 '이동의 미래' 쇼룸 앞에는 시승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김씨는 "VR스크린을 통해 잠실을 돌아 경복궁 위를 지나가니 실제 탑승 경험은 어떨지 너무 궁금해졌다"고 했다. 

UAM 시승을 기다리는 줄에는 아이와 함께 온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았다. 10살 아이를 데리고 온 A씨는 "스마트 시티 관련 회사에 다니고 있어서 모빌리티 분야에 평소에도 관심이 많다"며 "주말을 맞아 아이에게도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아 왔다"고 했다.

시승 대기줄에서 만난 이모씨는 "아이가 자율주행 등 스마트 시티 시스템에 관심 많아 체험시켜 주려고 왔다"고 했다. 양모군(7)은 "UAM을 타니 화질은 안 좋았지만 비행기 안은 실제 같아서 그래도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약자동행 기술을 보기 위해 손을 잡고 방문한 백발의 부부도 눈에 띄었다. 아흔을 바라본다는 김재영씨는 "신문에서 스마트폰을 앞에 두고 대화를 하면 보청기처럼 이어폰을 통해 뚜렷한 음성을 들려준다는 앱이 있어 그걸 보러 왔다"고 했다.  

 
박진영 서울시 디지털도시국장이 지난 12일 ‘서울스마트라이프위크(SLW)'에 전시된 SK텔레콤 UAM 기체 앞에 서 있다. [사진=백소희]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린 SLW에는 3일간 총 3만1000여 명이 다녀갔다. 박진영 서울시 디지털도시국장은 "기대 이상"이라며 "시작이었기 때문에 미약할 수 있지만 더 선명하고 강렬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특히 "IT박람회가 소프트웨어 산업이 중심인데 구성감 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만지고 느끼고 입어 볼 수 있도록 했다"며 "스마트 홈·모빌리티 ·약자동행 기술 등에서 이 전시회가 지향하는 지점들을 인상적으로 드러냈다"고 했다.

참가한 해외 도시·기관은 109개로 해외 방문객 350명이 국내 혁신 기술을 확인했다. 박 국장은 "중국 중소기업협회 회장이 중국도 스마트시티나 박람회라고 하면 우리나라 못지않은데 이번 SLW는 너무 인상적이어서 더 많은 기업들과 함께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며 해외 도시 반응을 소개했다. 이어 "10년 전부터 스마트시티 박람회를 개최해온 대만에서도 이렇게 풀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배워 신선했다고 했다"며 해외 도시에서 이어진 극찬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내년에는 두 배 규모로 확대할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시는 이번 박람회 공간의 두 배에 이르는 1만4000여 ㎡ 공간을 이미 확보했다. 박 국장은 "내년에는 200개 이상 해외 도시 시장단과 접촉해서 명실공히 세계 도시 정부들이 국내 혁신 기술을 확인하는 마켓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해외 도시 시장 초청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려 서울 시민들께서 스마트시티 허브로서 자부심 느끼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