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일등 공신"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 재조명

2024-10-10 21:52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 [사진=한국문학번역원]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그의 대표작인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노벨문학상은 작가도 중요하지만, 영문 번역을 얼마나 잘하냐에 따라 수상 여부가 가려질 정도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10일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데모라 스미스는 영국 중부의 소도시 동커스터 출신으로 2009년 케임브리지 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번역가가 되기로 결심한 후, 영국에 한국어를 전문으로 하는 번역가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2010년 런던대학교 한국학 석사 과정에 입학했고, 2015년 같은 학교에서 한국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16년에는 채식주의자 번역으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 국제상을 한강과 공동으로 수상했다. 런던대 재학 시절인 2011년 이상의 '날개'와 최인훈의 '광장' 등을 주제로 쓴 논문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우수 논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스미스는 채식주의자 외에도 한강의 또 다른 대표작인 ‘소년이 온다’와 북한에 살고 있는 작가 반디의 소설은 ‘고발’ 등을 번역했다. 아시아 문학을 다루는 비영리 번역단체인 출판사 ‘틸디드 액시스 프레스(Tilted Axis Press)’도 직접 설립했다.
 
스미스는 “번역할 때 문학적 감수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6년 방한했던 당시에는 한강의 채식주의자에 대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강렬하고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졌다”며 “세 편의 연작 속 화자의 목소리도 각기 달라 번역 후 눈앞에서 나란히 비교되는 느낌이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