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이시바, 라오스서 첫 외교데뷔...한·중 정상과 회담 주목

2024-10-09 13:55
이시바, 윤 대통령과 리창 총리 등 회담 계획
내년 한일국교수립 60주년 맞아 협력 방안 검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사진=AFP·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취임 후 첫 외유로 10~11일 라오스를 방문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9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이시바 총리가 라오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 등과 정상회담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번 라오스 방문 기간에 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일본과 아세안 회원국이 탈탄소를 위해 만든 '아시아 제로 에미션 공동체'(AZEC) 정상회의 등에 잇달아 참석한다. 각 회의 사이사이에 윤 대통령과 리창 총리 등과의 정상회담을 계획하고 있다.

현지 공영방송 NHK는 "이시바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라며 "리창 중국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담도 조율하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이시바 총리가 윤 대통령, 리창 총리와 각각 개별 회담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가 개선한 양국 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이시바 총리의 목표가 될 것이며, 2025년은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이 되는 해인만큼 양국 정부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또 "이시바 총리는 정상 간에 상대국을 왕래하는 '셔틀 외교'를 계속해 조기 방한을 목표로 할 것"이라며 "동아시아의 엄중한 안보 환경을 감안해 미국도 포함한 한미일 틀을 중시하고 안보 협력 파트너로서 (한국과) 안정된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윤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지난 2일 첫 전화 통화에서 한일 양국과 한미일이 단합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이시바 총리는 과거 "우리나라가 패전 후 전쟁 책임과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은 것이 많은 문제의 근저에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지난 8월 출간한 저서에서는 일본의 한국 병합과 관련해 "상대국 국민의 자존심과 정체성을 해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로는 한일의 진정한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없다"고 적기도 했다.

한편 중국과는 2023년 11월 기시다 전 총리와 시진핑 국가주석 사이에서 공동의 이익을 위해 협력하는 '전략적 호혜관계'를 추진하겠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이시바 총리는 중국 주변에서의 군사적 도발과 중국 내 일본인 억류 등 양국 문제가 산적해 있는 가운데 본격적으로 대중 외교를 시작하게 된다.

이번 이시바 총리의 외교 데뷔에서는 그간 주장해왔던 '아시아판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에 대한 언급도 주목된다. 앞서 7일 중의원 본회의 대표질문에서 "(신설은) 하루아침에 실현될 수 없다. 우선 시급한 외교 안보상의 과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표명했다.

아사히는 "균형외교를 추구하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아시아판 NATO' 창설론은 봉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