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 종료 1일 앞두고 '쩐의 전쟁' 본격화…고려아연, 자사주 취득에 변동성↑
2024-10-02 17:23
공개매수로 경영권 방어 나서..."자사주 취득 후 소각"
고려아연이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경영권 인수 시도에 맞서 2조원이 넘는 실탄을 투입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자사주 취득 규모가 MBK·영풍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이 더 높은 데다 소각까지 나서면서 주가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전 거래일 대비 3.63% 상승한 71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선언 이후 고려아연의 주가는 75만원대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68만원대까지 내려갔었다. 이날 주가가 뛴 건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고려아연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2조6635억원 규모 자기주식을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고려아연 역시 공개매수를 통해 자사주를 취득한다. 영풍과 MBK 측이 제시한 75만원보다 높은 1주당 83만원에 320만9009주를 사들인다. 총 발행 주식의 15.5%에 해당한다.
최 회장 등 최씨 일가 3명은 영풍정밀을 두고도 대항 공개매수로 반격에 나섰다. 영풍정밀은 이날 주가가 0.59% 상승 마감했다. 가장 적은 자금으로 많은 지분 격차를 방어할 수 있는 부분은 영풍정밀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분 취득이 아닌 지분 격차가 목적이라면, 고려아연의 유통물량 매수보다 영풍정밀 주가에 프리미엄을 주고서라도 매수할 유인이 발 생한다고 분석했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선 건 법원이 MBK·영풍 측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을 상대로 낸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은 적극적으로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게 됐다.
공개매수 가격을 고려하면 주주 입장에선 MBK·영풍 측의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고 고려아연에 파는 게 합리적이다. MBK·영풍 연합의 공개매수 기한이 오는 4일로 촉박하다.
MBK·영풍 연합이 고려아연에 맞서 다시 공개매수가를 인상할 수 있다. 이들이 공개매수 조건을 변경하면 공개매수 마감 기간은 해당 날짜로부터 10일 늘어난다.
MBK·영풍 측의 공개매수 마감 시한이 다가온 가운데 고려아연 측도 경영권 방어에 실탄을 투입하면서 주가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앞서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씨 일가의 대응방안에 따라 향후 관련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었다.
고려아연의 주가는 MBK·영풍의 공개매수 결정 후 급등한 뒤 하락세를 겪었다. 과거 경영권 분쟁이 종결된 이후 주가가 폭락했던 사례가 상당수였던 만큼 투자자들은 이를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