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패닉] 8월에만 10조 '쑥'…막차수요 몰리며 3년 만에 최대폭

2024-09-11 15:12
9월 가계대출도 불안…2금융권 '풍선효과' 우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이 10조원에 육박하며 3년 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한 데다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전 '막차 수요'가 몰리며 2금융권으로까지 대출 증가세가 확산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가을철 이사 수요와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이달에도 가계대출이 높은 증가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11일 발표한 '2024년 8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9조8000억원 증가했다. 7월(5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4조6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2021년 7월(15조3000억원) 이후 최대치다.

올 초까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 4월 4조1000억원 늘어나며 상승 전환한 이후 △5월 5조3000억원 △6월 4조2000억원 △7월 5조3000억원으로 증가 폭을 키우고 있다. 

대출항목별로 보면 지난달 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8조5000억원 증가하며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지난달(5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3조1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기타대출도 은행권(-1000억원→1조1000억원)과 제2금융권(-1000억원→2000억원) 모두 증가로 돌아서면서 총 1조3000억원 늘었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전 막차 수요와 주식 투자 수요가 맞물린 영향이다.

이 같은 증가세는 9월에도 이어질 수 있다. 이달 들어 9일까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은 총 1조533억원 증가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상승 폭은 꺾였지만 6거래일 만에 1조원 넘게 증가한 것이어서 절대적 수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가을철 이사 수요와 부동산 가격 상승세, 금리 인하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가계부채 증가세는 언제든지 다시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다. 7~8월에 부동산 계약을 한 차주들은 통상 추석 연휴 이후를 잔금일로 지정하기 때문에 이달 하순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은행권 주담대 고삐를 죄면서 신용대출과 2금융권 대출 등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지금은 가계부채를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할 시점"이라며 "확고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하에서 주택시장 과열이 지속되거나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할 때에는 현재 추가로 검토 중인 관리 수단을 적기에 그리고 과감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