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ETF 63%, 마이너스 수익률… 한달 만에 증시 대폭락 공포 재엄습

2024-09-09 06:00
871개 종목 중 550개 월수익률 하락… 반도체 업종 -10.21% 최저
美 고용 부진에 경기침체 우려 여전… 코스피 2600선 하회 가능성

[출처=한국거래소, NH투자증권]
지난달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3분의 2가 월간 기준 수익률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주가가 급락한 뒤 아직 회복을 못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주 미국 증시가 재차 급락하며 '검은 월요일'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8일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8월 871개 상장 ETF 중 월간 기준 수익률이 하락한 종목은 550개로 63.15%를 차지했다. 수익률이 △1∼3% 하락한 종목은 176개 △3∼5% 하락한 종목은 149개 △0∼1% 하락한 종목은 108개 △5∼10% 하락한 종목은 85개 △10% 이상 하락한 종목은 32개였다.
 
월간 기준 전체 ETF 중 수익률이 떨어진 종목 비율은 지난 8월이 최대치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61.82%를 기록한 뒤 2월(19.90%), 3월(13.62%)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4월(61.33%)에 다시 증가했다. 이후 5월(37.70%), 6월(24.44%)에 감소했으나 7월 들어 50.64%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뒤 현재에 이른 것이다.
 
지난달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며 국내 증시 시가총액 상위를 점하고 있는 반도체 업종이 크게 타격을 입었다. 지난달 수익률이 가장 저조한 ETF 테마는 'K-반도체'로 –10.21%였다.
 
이달 들어서도 국내 증시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신호는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나스닥은 전날보다 2.55%(436.83포인트) 하락한 1만6990.83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은 1.73%(94.99포인트) 떨어진 5408.42로, 다우존스는 1.01%(410.34포인트) 낮아진 4만345.41로 각각 장을 마쳤다.

증시가 당분간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8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온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전날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8월 비농업 고용은 전월 대비 14만2000명 증가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6만1000명을 밑돌았다. 실업률은 4.2%로 시장 기대에 부합했지만 6월과 7월 비농업일자리 증가폭은 17만9000개에서 11만8000개로, 11만4000개에서 8만9000개로 각각 하향 수정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증시가 패닉에 빠졌던 지난달 5일처럼 '검은 월요일'이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증시는 지난달 2일 미국 7월 실업률이 4.3%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는 미국 노동부의 발표 뒤 코스피가 230포인트 넘게 폭락했기 때문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강세→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우려→고용지표 악화로 침체 우려→위험자산 축소로 이어졌던 8월 블랙먼데이의 과정을 다시 밟는 양상"이라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하단 전망치도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전망치를 2500~2630으로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주 코스피 예상밴드를 2600~2720포인트로 제시한 바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월초부터 코스피가 2600을 하회할 가능성은 낮게 봤지만 경기침체 공포에 현실이 됐다"며 "엔화 강세 재개로 엔캐리 청산에 대한 경계심리가 높아졌다. 공포와 경계 심리를 감안해 현실적인 대응전략을 고민해볼 시기"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주식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금융당국은 시장이 경기침체 우려에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우려 해소에 나섰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8일 '미국 경제가 연착륙 중이며 금융시스템에 경고 신호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블룸버그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살펴보는 위험 지표인 자산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나 레버리지(차입투자) 수준 등이 괜찮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