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로프 텔레그램 CEO "근처 사람들 기능 범죄악용...삭제"

2024-09-07 17:27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 [사진=AP·연합뉴스]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가 범죄 악용 논란을 부른 '근처 사람들(People Nearby)' 기능을 삭제한다고 밝혔다.

두로프는 6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서 "텔레그램 유저의 0.1% 미만이 사용했던 이 기능은 봇(bot)과 사기 문제를 갖고 있었다"면서 "우리는 대신 합법적이고 확인된 업체만 보여주는 '근처 기업들(Businesses Nearby) 기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로프는 이에 더해 텔레그램의 익명 블로그 서비스인 텔레그래프의 미디어 업로드 기능이 '익명의 행위자'들에 의해 오용되고 있다며 이를 비활성화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텔레그램 이용자의 99.999%는 범죄와 무관하지만, 불법활동에 연루된 0.001%가 플랫폼 전체의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어 거의 10억명에 달하는 이용자들의 이익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올해 텔레그램에서의 (콘텐츠) 조정(moderation)을 비판의 영역에서 찬양할 무언가로 바꾸겠다고 약속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미국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텔레그램의 '자주 묻는 질문'(FAQ)란에서 '개인 채팅 내용은 보호되며 이를 대상으로 한 조정 요청은 처리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삭제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텔레그램 측은 앱의 소스코드 자체에는 바뀐 점이 없지만 앞으로는 이용자들이 관리자에게 채팅 내용과 관련한 신고를 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러시아 태생으로 프랑스 시민권자인 두로프는 미성년자 성착취물 소지·배포, 마약 밀매, 조직범죄 등에 공모한 혐의로 지난달 24일 프랑스 경찰에 체포됐다가 500만 유로(약 74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실제 재판에 갈지 결정할 예비기소 단계에 있는 그는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프랑스 안에 머물며 매주 두 차례씩 경찰에 출석해야 한다.

한편 두로프는 이날 해당 발표 직전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텔레그램이 무법천국"이라는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텔레그램 계정의 갑작스러운 증가로 범죄자들의 플랫폼 남용을 초래했다"면서 "우리는 이미 내부적으로 개선 절차를 시작했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