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온 속 벌 쏘임 사고 급증…의정부을지대병원, '아나필락시스 쇼크' 주의 당부

2024-09-05 13:35
'뱀독 퍼지지 않으려 꽉 묶으면 괴사 위험'

의정부을지대병원 전경[사진=의정부을지대병원]

올해 이상기온과 폭염으로 벌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벌 쏘임' 사고도 급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5일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이 밝힌 소방청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3일까지 벌에 쏘여 목숨을 잃은 사람은 12명으로 나타났다.

벌 쏘임 연간 사망자는 2020년 7명에서 2021·2022·2023년 각각 11명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 벌써 12명이 벌 쏘임으로 사망해 최근 4년간 연간 사망자의 수를 넘어섰다.

특히 벌 쏘임 사고가 매년 8~9월에 집중돼 추석을 앞두고 벌초와 성묘가 할 때 주의해야 한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응급의학과 양희범 교수로부터 가을철 야외 활동 때 벌 쏘임, 뱀물림 당했을 때 올바른 응급처치 방법에 대해 들어본다.
 
'아나필락시스 쇼크 주의'…무조건 병원 찾아야
추석을 맞아 벌초 과정에서 잘못해 벌집을 건드리면 순식간에 벌떼로부터 공격을 받게 된다.

벌에 쏘였을 때 증상은 벌 종류와 쏘인 횟수, 개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말벌이 아닌 일반 벌은 보통 쏘인 부위에 통증, 붓기, 가려움 등의 반응이 나타나지만, 대부분 1~2일이면 증상이 사라진다.

중요한 건 알러지 반응이다.

벌 독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은 일반 벌에 쏘이더라도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

피부가 창백해지고 땀이 나고 두드러기·설사가 생기거나 호흡 곤란과 혀·목에 붓기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을 아나필락시스 쇼크라고 한다.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심한 경우 1시간 이내에 사망할 수도 있다.

양 교수는 "평소 벌 독에 대한 알러지가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며 "벌에 쏘였다면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과민성 쇼크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 꼭 병원 응급실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뱀독 퍼지지 않으려 꽉 묶으면 괴사 위험
뱀에게 물리면 대개 독이 전신에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끈이나 수건 등으로 상처 부위 주변을 묶는다.

실제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 대부분이 뱀에게 물린 상처 위 또는 아래 부위를 풀기 어려울 정도로 겹겹이 묶거나 심지어는 케이블타이 또는 가는 철사로 칭칭 감아서 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상처 주변 부위를 너무 꽉 묶을 경우 오히려 혈액 순환을 방해해 심한 부종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압력이 강한 가는 철사나 케이블타이 등을 이용할 경우 혈액 흐름을 막아 상처 아랫부위가 괴사할 수도 있어 초기 응급처치 방법이 중요하다.

양 교수는 "물린 부위 5~10㎝ 윗부분을 끈이나 수건 등을 이용해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여유 있게 묶는 것이 좋다"며 "지혈 목적이 아니라 동맥피는 일정량 흐르게 하면서 정맥피가 되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라고 조언했다.

또 "미지근한 물로 닦아낸 뒤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유지한 상태로 절대 뛰지 말고 가까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흥분해 심장이 빨리 뛰면 독이 더 빠르게 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