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첫 거래일인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3대 지수 모두 '블랙먼데이'(8월 5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로 마감했다. 제조업 지표 악화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전통적으로 약세를 보인 9월 시장에 대한 경계감과 주요 고용지표 발표를 앞둔 데 따른 관망 심리가 짙어진 영향이다.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77.33포인트(3.26%) 내린 17,136.30에 장을 닫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19.47포인트(2.12%) 하락한 5,528.93,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626.15포인트(1.51%) 내린 40,936.93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이날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7.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예상치 47.5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달 제조업 PMI가 악화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폭락장을 연출했던 만큼 시장은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향후 시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9월 회의를 2주 앞둔 이번 주에 잇따라 나올 주요 고용지표들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고용지표들이 금리 인하 폭과 횟수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루칩 트렌드 리포트의 수석 기술 전략가 래리 텐타렐리는 "지금 시장은 들어오는 모든 데이터에 매우 과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데이터 의존성이 매우 높은 시장이 돼있다"고 말했다.

증시가 9월에 전통적으로 약세를 보여왔다는 점도 경계감을 고조시켰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 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S&P500의 월별 수익률은 9월에 평균 2.3% 손실을 기록하며 가장 낮았다. 2022년 9월에는 9.3% 급락하는 등 최근 4년 동안 9월에는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경기 둔화 우려는 반도체주 하락 폭을 키웠다. 이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7.96%, KLA 9.52%, AMD 7.82%, 퀄컴 6.88%, 브로드컴 6.16%, 인텔 8.80% 각각 밀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7.75% 곤두박질쳤다.

엔비디아 주가는 전장 대비 9.53% 급락한 108.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루 동안 엔비디아 시가총액 2789억 달러가 증발했다. 미국 기업 사상 가장 큰 일일 시총 손실이다. 현재 엔비디아 시총은 2조6490억 달러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은 3위 자리는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