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비이자이익 활로] 4대 금융, 불완전판매 논란에 '10조원' 한계…5년째 제자리걸음
2024-09-01 17:00
2019년 이어 지난해도 비이자이익 10조…DLF에 ELS까지, 판매 규제 강화 우려
4대 금융지주의 비이자이익 규모가 5년째 제자리걸음이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과 같은 불완전판매 논란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된 탓이다. 은행의 이른바 ‘이자 장사’에 대한 비판은 갈수록 커지는데 정작 비이자이익을 확대할 만한 활로는 규제에 막혔다는 지적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지난 5년간 비슷한 비이자이익 수준을 보이고 있다. 2019년 10조3865억원이던 비이자이익은 지난해에도 10조5190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11조6840억원으로 소폭 오르기도 했지만, 다음 해 바로 6조8390억원까지 절반가량 크게 떨어졌다.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사실상 10조원대를 한계로 유의미한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오히려 대외적 변동에 큰 영향을 받으며 급감하는 등 비이자이익 기반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2022년 당시 주식 시장이 침체하자, 4대 금융지주는 유가증권 투자 손실이 커지며 전년 대비 비이자이익이 약 71% 축소했다.
금융지주의 비이자이익이 늘지 못하는 것은 근래 들어 지속적으로 발생한 불완전판매 논란이 규제 강화로 이어진 결과다. 앞서 2020년 금융당국은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가 발생하자, 불완전판매 재발 방지를 위해 은행별로 주가연계신탁(ELT) 상품의 취급 총량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이후 은행들은 비이자이익 신탁 부문에서 수익성 성장에 한계가 생겼다.
올해 홍콩 H지수 ELS 사례도 마찬가지다. 금융당국은 H지수 ELS 판매 당시 은행에서 불완전판매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은행 대상 다양한 측면에서의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안은 연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다시 한번 불완전판매 논란이 비이자이익 규제 강화로 이어지는 셈이다.
반면 이자 부문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4대 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에도 역대 최대 수준의 이자이익 20조7720억원을 냈다. 상반기 기준 이자이익은 매년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이에 주요 계열사인 은행에 대해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로 쉽게 수익을 늘린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