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비이자이익 50% 가량 급증했지만 웃지 못하는 이유
2024-02-13 15:00
시장 변동성 따른 유가증권 일시적 증가 영향
올해 비이자이익 증가세 이어갈지 미지수
"가뜩이나 홍콩ELS, PF 이슈로 규제 완화 기대감 떨어지는데"
'은산분리' 등 비이자 확대 논의 올해도 답보 우려
올해 비이자이익 증가세 이어갈지 미지수
"가뜩이나 홍콩ELS, PF 이슈로 규제 완화 기대감 떨어지는데"
'은산분리' 등 비이자 확대 논의 올해도 답보 우려
지난해 4대 금융지주(KB금융·신한·하나·우리)의 비이자이익이 50%가량 급증했지만 은행권은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주식 상품 등에서 손실을 만회한 일시적 영향이 큰데, 외부에서 보기에 은행의 비이자부문 영업력이 개선 된 것으로 오해할 수 있어서다. 이는 은행권이 당국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투자일임업 허용과 은산분리 완화 등 비이자수익을 강화키 위한 조치 논의를 답보 상태에 머무르게 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총 10조518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8.0%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비이자이익은 말 그대로 이자 이익을 제외하고 벌어들인 수익을 의미한다. 각사별로 보면 KB금융의 비이자이익이 4조874억원으로 전년대비 80.4% 증가했고, 신한금융은 3조429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51% 올랐다. 하나금융도 65.3% 늘어난 1조907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우리금융은 1조948억원으로 전년대비 4.7% 소폭 줄었다.
금융권은 송금·외환·방카슈랑스·신탁 등 수수료 구조 등을 변경하고, 채권·파생상품 등으로 높은 수익을 낸 영향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 하나금융의 연간 수수료 이익은 1조7961억원, 금융시장 변동성을 통한 유가증권 매매평가이익이 8631억원을 기록하며 관련 수익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신한금융 역시 유가증권, 파생·외환·보험 이익이 전년 대비 249% 이상 급증한 1조8200억원을 기록했고, 수수료 수익도 같은 기간 9.7% 늘어난 2조6472억원을 달성했다.
이에 표면적 해당 수치들로 그간 비이자이익 확장을 위해 은행권이 당국에 요구했던 규제 완화 내용들이 올해도 제자리걸음을 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권은 증권업계 고유업무인 투자일임업 진출을 요구해왔다. 투자일임업은 금융사가 투자자로부터 주식, 펀드, 채권 등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 판단을 일임받아 운용해 주는 금융업을 말한다.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진행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 관련 논의들이 이어졌지만, 증권사들이 이에 반대하며 해당 논의가 미뤄졌다.
여기에 은행권은 은행과 산업 자본을 분리하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 방안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금융위는 한때 '금융·비금융 융합 방안'의 이름으로 은산분리 개혁을 추진했으나, 횡령 등 잇따른 은행권 내부통제 실패로 관련 논의가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