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기차 화재 오해 바로잡고 불안감 해소 나서

2024-08-29 09:40
"전기차 화재, 사실관계 확인 바탕으로 해소 필요"
"'내연기관차 화재보다 피해 크다' 사실 아냐"
"내화성·내열성 갖춘 배터리팩, 무조건적인 열폭주 없다"

전기차 파워 일렉트릭(PE) 시스템 [사진=현대차·기아]

이달 초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화재 이후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기아가 전기차 화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29일 "최근 언론 보도로 인해 '전기차는 화재가 많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소방청의 통계에 따르면, 매년 자동차 화재는 비전기차와 전기차를 합쳐 4500건 이상 발생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4800건에 달한다. 이는 하루 평균 약 13건 이상의 화재가 발생하는 수치다.

연도별 자동차 등록 대수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비전기차의 1만 대당 화재 건수는 1.86건, 전기차는 1.32건으로 나타나, 전기차의 화재 발생 비율이 비전기차보다 약 30%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전기차의 화재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소방청의 화재 통계는 충돌 사고, 외부 요인, 전장 부품 소손 등 다양한 요인을 포함하고 있으며, 초소형 전기차, 전기화물차, 전기삼륜차까지 포함되어 있어, 고전압 배터리만의 원인으로 인한 전기차 화재는 상대적으로 적다는 설명이다.

전기차 화재에 대해 일부에서는 '열폭주로 인해 진압이 어렵고 차량이 전소돼야 불이 꺼진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이는 부분적으로만 맞는 말이라는 분석이다. 전기차 화재는 내연기관차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하며, 배터리 열폭주를 동반하지 않는 화재가 대부분이다. 최신 전기차는 열폭주 전이를 지연시키는 기술이 탑재돼 있어, 조기 진압 시 화재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

전기차 화재가 내연기관차보다 온도가 더 높고 피해가 크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배터리의 열량은 1kWh당 3.6메가줄(MJ)로, 가솔린 1리터의 열량(32.4메가줄)보다 낮다. 같은 용량일 경우, 가솔린차가 더 많은 에너지를 포함하고 있어 화재 확산 속도가 더 빠르고 차량 외부 온도도 더 높이 오를 수 있다.

중형급 승용차를 비교할 때, 가솔린차는 약 50L 연료탱크를 탑재하며, 전기차는 약 80kWh 배터리를 장착한다. 이 경우 연료의 열량은 가솔린차가 1620메가줄, 전기차가 288메가줄로, 가솔린차가 전기차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스프링클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화재소방학회가 지난 4월 발행한 논문에 따르면, 스프링클러만으로도 인접 차량으로의 화재 전이를 차단할 수 있다.

반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 내연기관차 화재에서도 대형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22년 대전의 아울렛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7명이 사망하고 큰 피해를 본 사고나, 2014년 용인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120여 대의 차량이 피해를 본 사고는 모두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전기차 안심점검 서비스 △배터리 기본 점검 강화 △전기차 생애주기 통합지원 프로그램(현대차 EV 에브리 케어, 기아 e-라이프 패키지) △BMS 순간 및 미세 단락 감지 기술 적용 △배터리 이상 징후 문자메시지 전송 등을 시행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배터리 셀 제조사와의 협력을 통해 품질을 철저히 관리하고, BMS를 통한 사전 진단으로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배터리 이상 징후 통보 시스템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