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자살사망자 2명중 1명은 청년층…고용·경제적 스트레스 경험
2024-08-27 12:00
최근 9년간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람 10명 중 2명은 1인가구로 나타났다. 이들의 절반가량은 청년층이었다.
보건복지부과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유족 1262명을 대상으로 자살 사망자 1099명에 대해 조사한 '2015~2023년 심리부검 면담 분석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심리부검은 자살 사망자 가족 또는 지인 진술과 고인 기록을 검토해 사망자의 심리·행동 양상과 변화를 확인해 자살 원인을 추정하는 조사 방법이다. 심리부검 면담 분석 결과는 2015년부터 매년 발표하는데, 올해는 1인 가구의 자살 사망 특성을 심층 분석해 특별편으로 수록했다.
다인 가구 자살 사망자는 가족(52.1%)가 처음 발견한 사례가 많은 것과 달리 1인 가구는 가족(25.6%), 경찰·소방(25.1%), 지인(24.6%) 비율이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1인 가구 상당수는 고용 불안정과 낮은 소득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1인 가구의 비정규직 비율은 43.7%로 다인 가구(29.7%)보다 높았다. 지속적 빈곤으로 인한 스트레스(15.3%)도 다인 가구(8.7%)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들은 생전에 평균 4.3개 스트레스 사건을 다중적으로 경험했다. 생애주기별로 보면, 청년기는 실업자 비율과 구직으로 인한 직업 스트레스 경험 비율이 높았다. 장년기(35~49세)는 직업과 경제 스트레스, 노년기(65세 이상)는 대인 관계 단절 비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게 나타났다. 중년기(50~64세)는 실업자 비율이 청년기 다음으로 많았고, 정신건강 스트레스 경험 비율이 높았다.
자살 사망자의 96.6%는 사망 전 경고신호를 보였으나, 이를 주변에서 인지한 비율은 23.8%뿐이었다. 사망 1개월 이내는 감정 상태 변화(19.1%)와 주변 정리(14.0%), 1년 이상 전은 수면 상태 변화(26.2%)와 자살 언급(24.1%)이 많았다.
심리부검 면담에 참여한 유족 가운데 98.9%는 사별 후 심리·행동(97.6%), 대인 관계(62.9%), 신체건강(56.5%), 가족 관계(52.2%) 등에 변화를 겪었다. 심한 우울(20.0%)을 비롯해 임상적 불면증(33.1%), 복합비탄(37.8%), 자살 사고(56.3%) 같은 정신건강 관련 문제도 호소했다.
유족 중 72.7%는 상대방이 받을 충격과 자살에 대한 부정적 편견 우려로 고인의 자살 사망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형훈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올해 7월부터 의무화한 자살예방교육에 자살 위험 경고신호를 파악하는 방법이 담겨있다"면서 "자살 고위험군이 보내는 경고 신호에 대한 주변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