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무인매장 전면 철수…온라인 요금제로 활로 모색

2024-08-22 15:23
KT·LGU+, 모두 직영점 전환…SKT, 제한 시간 운영
온라인 요금제 다양화…고객 유치 위한 가격경쟁↑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사진=각 사]
이동통신 3사가 사실상 코로나19 당시 개시한 24시간 무인매장 시스템을 철수했다. 3사는 비대면(언택트) 시기에 맞춰 무인 주문기(키오스크)를 통해 휴대폰을 개통하는 문화를 창출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불편함만 야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비슷한 시기 3사가 본격 공략한 온라인 전용 요금제는 입소문을 타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3사는 현재 24시간 무인매장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 2021년 1월 대구 동성로 지점에 무인매장을 설치한 KT는 이듬해 11월 이를 직영점으로 전환했다. LG유플러스도 지난 3월 무인매장 5곳(서울 종각·대구 동성로·광주 충장로·대전 은행동·부산 서면)을 모두 직영점으로 전환했다.

SK텔레콤은 플래그십 매장 서울 마포구 홍대T팩토리에 24시간 무인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지금은 24시간 운영하지 않는다. 오히려 팝업 행사를 강화하는 등 고객과의 접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SK텔레콤 플래그십 매장 '홍대 T팩토리' 내부에 키오스크(우측 하얀 기기)가 설치돼 있다. 다만 24시간 운영하지는 않는다. [사진=박상현 기자]

3사는 언택트가 인기를 끌던 당시 무인매장을 설치했다. 고객이 직접 키오스크에서 단말기·요금제를 선택해 휴대폰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시스템이 적용된 매장을 '미래형 오프라인 매장'이라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통신 할인 정책에 밝은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고객 불면만 야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객이 휴대폰을 구매하기 위해 스스로 단말기 가격과 할인 정책 등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키오스크로 고가 제품을 구매하는 문화가 어색하다는 점도 한몫한다. 특히 젊은 고객과 달리 장년층 고객은 키오스크 사용이 익숙치 않다. 사실상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젊은 고객에게도 외면된 모양새다. 굳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인터넷 주문 등을 통해 휴대폰을 구매할 수 있어서다. 감염병 예방 차원에서도 무인매장을 방문하는 것보다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게 더 안전하다. 기기를 따로 주문한 뒤 이를 받아 기존 휴대폰의 유심칩을 꽂거나 3사·알뜰폰 홈페이지에서 셀프개통을 한다는 것이다.

반면 온라인 요금제는 엔데믹 후에도 계속해서 서비스가 이어지고 있다. 젊은 세대를 포섭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이 확인되면서다. 이 요금제는 각 사 온라인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 일반 요금제처럼 가족·유무선 결합 할인 등 혜택도 적용된다. 기본료 25%를 할인해 주는 선택약정을 들지 않아도 일반 요금제보다 저렴한 점이 젊은 세대에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온라인 요금제를 더욱 강화하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요금제를 다양화하고 혜택도 늘리고 있다. 지난해 LG유플러스는 온라인 요금제 '너겟' 16종을 발표했다. KT는 1월 온라인 요금제 '요고' 13종을 출시했다. 업계 최초 5세대 무선통신(G) 3만원대 요금제를 공개했다. 이에 SKT는 3월 2만원대 온라인 요금제 '다이렉트'를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요금제와 같은 저가 요금제가 고객 확보에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며 "이는 정부 정책 기조와도 일치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고가 요금제 이용자가 저가로 이동하는 상황인 만큼 수익성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코로나19 당시 서울 종로구에 'U+언택트 스토어' 종각점을 개시했다. 현재는 직영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