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 스마트팜] 이상기후·금값 채소…쑥쑥 자라는 성장세에 국내 유통기업 잇따라 사업 확대

2024-08-20 14:49
이달 19일 배추 소매가격 포기당 7000원 근접
장마·폭염에 출하량 감소...배추 가격 상승 원인
농산물 수급 불안에 식품업계 스마트팜 '눈길'
농산물 가격 변동 대응에 수급 불안도 해소

지난 5월 대전시 동구 삼성동 '테마형 대전팜'에서 시설 관계자가 도심 공실을 활용한 스마트팜 생산품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식품업계가 스마트팜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상기후로 농산물 가격이 들썩이자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스마트팜이 대안으로 떠오른 모양새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9일 배추 소매가격은 포기당 6888원을 기록했다. 한 포기당 7000원에 근접한 셈이다. 이달 9일(5809원)과 비교하면 2주도 안 돼 약 19%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6.8% 비싸고 평년보다는 20.9% 높다.

이 같은 배추 가격 상승은 출하량 감소 때문이다. 작년보다 여름 배추 재배 면적이 감소하고 집중호우에 폭염까지 계속 돼 일부 지역은 생육 부진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마·폭염에 따른 농산물 수급 불안이 매년 계속되면서 식품업계는 스마트팜 재배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팜이란 빛·온도·습도 등 작물 생육 환경을 제어해 날씨나 계절 변화에 상관 없이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수확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스마트팜은 기후 변화에 따른 농산물 가격 인상 변수에도 대응할 수 있어 주목 받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후변화가 국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월별 평균 기온이 해당 월의 장기 평균(1973~2023년) 대비 1년간 1℃ 상승하면 1년 뒤 농산물 가격은 2%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 보니 식품기업과 스마트팜 업체 간 협업은 늘고 있는 추세다. 농산물 가격 변동에 대응하는 동시에 수급 불안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스마트팜 재배 시설과 기술 등도 수출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평가다.

농심은 지난 2018년 사내 스타트업을 결성해 스마트팜 사업 초석을 다졌다. 당시 60평 규모 특수작물 연구를 위한 재배시설과 200평의 양산형 모델 스마트팜을 신설했다. 지난 2022년 11월에는 오만에 컨테이너형 스마트팜을 수출하는 첫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또 지난달에는 정부의 스마트팜 수출 활성화 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내년 말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지역 4000㎡ 부지에 스마트팜 시설을 구축하고 운영할 예정이다.

아워홈은 안정적인 원료 수급과 가격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스마트팜을 활용하기로 했다. 아워홈은 최근 스마트팜 전문업체 어그레이트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로메인 등 상추류와 샐러드 채소를 스마트팜 작물로 전환했다. 연간 100억원 규모 쌈채소와 샐러드 채소를 스마트팜 농작물로 전환할 경우, 안정적인 수급과 더불어 직거래로 유통비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CJ프레시웨이도 스마트팜 전문업체 대동과 MOU를 맺고 ‘스마트 계약재배’ 사업 고도화에 속도를 낸다. 주요 품목은 양파, 마늘, 감자 등 B2B(기업간 거래) 식자재 시장 수요가 큰 노지 대형작물이다. 현재까지의 사업 추진 규모는 농지 면적 기준으로 약 4만5000평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상기후로 농산물 가격이 오를 경우 시차를 두고 다른 가공식품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면 스마트팜을 활용하면 날씨에 구애 받지 않고 농산물 물량의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하다 보니 스마트팜에 눈독 들이는 기업들이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