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기본사회' 속도…강령에 독립이사제·스튜어드십 코드 명시
2024-08-13 18:28
李 제안 연구모임, '재원 마련' 방향 논의
"조세형 아닌 배당형 기본소득 시작해야"
"정책 인지도 위해 지역별 공론화 필요"
"조세형 아닌 배당형 기본소득 시작해야"
"정책 인지도 위해 지역별 공론화 필요"
기본사회를 연구하는 모임의 대표 의원인 박주민 의원은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전환의 시대, 기본사회로의 방향과 전환'을 주제로 강연을 개최하고 기본사회 틀 구축을 위한 방향에 관해 논의했다. 박 의원이 이끄는 해당 연구모임은 이 전 대표의 기본사회 정책을 연구하는 모임으로 이 전 대표가 당내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인 박 의원에게 직접 포럼 설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식·추미애·정성호 등 당내 중진 의원은 물론 '경제통'으로 불리는 임광현·민병덕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 등 범야권을 포함해 총 67명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강연회에는 강남훈 사단법인 기본사회 이사장과 유동철 동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기조발제자로 나선 강 이사장은 기본사회 정책의 일환인 기본소득의 재원 마련은 '공유부 배당형'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세 저항을 줄이기 위해 토지·햇빛·바람·공공자본·지식 등 모두에게 조건 없이 주어지는 자산인 '공유부'에서 세금을 마련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충토론자로 나선 유 교수 역시 "조세형 기본소득의 경우 재원 확보가 용이한 반면 조세 저항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문제가 된다"며 "배당형의 경우 재원 확보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영구적으로 활용 가능하기 때문에 기본소득의 중장기적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동의했다. 이어 "현재 스위스의 경우 탄소세를 계속 올리더라도 조세 저항이 없는데, 이는 탄소세의 3분의 1을 '탄소 배당' 형태로 돌려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근거를 제시했다.
기본사회·기본소득 정책에 대해 시민들의 인지도가 낮은 것도 과제로 지적됐다. 강연 이후 토론에 나선 정균승 기본사회연구단 부단장은 "기본소득과 기본사회가 '얼마나 빨리 정착하느냐'의 문제는 국민 공감대를 얼마나 얻을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며 "토론회 등을 모든 지역구에서 실시하고, 필요하다면 기본사회 전문가 2~3명 정도를 육성해 지역에서 정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이사장은 이 전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있을 때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 기본소득 공론화 숙의토론을 예시로 들었다. 강 이사장은 "숙의토론 결과 (조세형 기본소득 개념에 대해) 학습하면 정책 지지율이 30%포인트 전후로 상승하는 효과를 보였다"며 "상설적 공론토론 기구를 시민의회에 설치하고, 기본사회 정책 공론화 토론을 진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앞서 민주당은 12일 중앙위원회에서 당 강령에 기본사회 정책을 명시했다. 특히 경제 분야 정책 목표에 '독립이사도입'과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원칙) 강화' 등이 포함된 사실이 눈에 띈다. 독립이사제는 대주주가 아닌 독립된 이사회를 중심으로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도록 하는 정책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가 수탁자로서 따라야 할 행동 지침을 의미한다.
이는 지난달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발표한 '코리아 부스터업 프로젝트' 내용과 유사하다. 해당 조항들은 기업들이 부담스러워하는 내용이지만, 민주당 내부에선 재생에너지를 통한 '배당형 공유부' 기본소득 등을 달성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기본사회를 당 강령에 넣었다는 것은 관련 위원회가 생겼을 때 전국위원회가 된다는 의미다. 시도당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라며 "정책 실현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는지 연구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강연회를 개최한 박 의원은 이번 강연회를 시작으로 릴레이 정책 토론회, 기본사회 아카데미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국민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