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코인 못 믿어"… 공포에 질린 투심 '금'으로

2024-08-06 16:11
지난 5일 주식형 ETF서 600억 이상 빠질 동안 금 ETF 54억 유입
글로벌 증시·비트코인 휘청이면서 금 투자에 대한 관심 재차 확대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미국발(發) 경기침체와 더불어 지정학적 위기까지 고조되면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안전자산이라고 평가 받던 비트코인마저 급락하자 금에 대한 관심이 재차 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 불안 심리에 비례해 가치가 오르는 자산인 만큼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구간에서 유용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돼 거래되는 금 관련 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 12개 상품에 최근 일주일 간 46억원, 주식시장이 폭락한 지난 5일에만 35억원 가량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 가운데 개인 자금이 가장 많이 몰린 상품은 'ACE KRX금현물 ETF'로 지난 5일 하루에만 개인 순매수액 53억6000만원이 들어왔다. 규모 자체는 미미하지만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ETF에서 최근 일주일간 331억원, 5일에만 604억원 규모의 자금이 유출된 것과 비교하면 대비되는 투자심리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외 증시 전반에 걸쳐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금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최근 한 달 간 글로벌 주요 증시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S&P500과 나스닥이 각각 6.94%, 11.97% 떨어졌고 일본의 니케이225지수는 14.97% 내렸다. 코스피지수도 11.13% 빠지는 등 부진을 거듭했다.
 
주식 뿐 아니라 코인시장도 크게 휘청였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 달 전 개당 5만6600달러 선에서 거래되다 지난 달 말 7만 달러를 터치하기도 했지만 지난 5일 한 때 4만9443달러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고점 대비로는 29% 넘게 하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반면 금 값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같은 기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2397.70달러에서 2444.40달러로 1.95% 올랐다. 특히, 대부분의 투자자산 가치가 곤두박질친 지난 5일 금 선물가는 전장 대비 1.02% 하락하는 데 그치면서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도 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춘다면 시장 불안심리가 극에 달한 시점에 적절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글로벌 증시 고도가 낮아지는 사이 금값은 역사적 고점 부근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 여부에 따라 추가 상승을 기대해 볼 순 있지만 그 폭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 가치의 속성이 주식시장의 불안심리나 공포와 함께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며 "경기침체가 닥치지는 않았지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시기에 투자 재원을 놀리기보다는 예적금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유용한 대체재로 고려할 만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