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시황] 검은 금요일 국내 증시…3% 이상 하락하며 2700선 붕괴(종합)
2024-08-02 17:13
검은 금요일이었다.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면서 유가증권시장이 3% 이상 하락하며 2700선이 무너졌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101.49p(-3.65%) 하락한 2676.19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전날보다 58.29p(2.10%) 내린 2719.39로 출발했다.
하락률은 2020년 8월 20일(3.66%) 이후 약 4년 만, 지수 하락폭은 2020년 3월 19일(133.56포인트) 이후 4년 5개월여만에 가장 컸던 것으로 집계됐다 지수는 개장 직후 잠시 2720선까지 올라왔지만, 장중 111.28포인트(4.00%) 내린 2,666.40까지 떨어지는 등 상승분을 반납했다.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21.77로, 2022년 10월 31일(21.97) 이후 약 1년 9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들이 기존 예상치보다 더 나빠졌다는 신호를 보낸 영향 때문이다. 3대 미국 지수도 모두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미국의 경제 지표 악화로 인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94.82포인트(-1.21%) 내린 4만347.9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75.62포인트(-1.37%) 내린 5446.6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05.25포인트(-2.30%) 내린 1만7194.15에 각각 마감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461억원, 7742억원어치의 물량을 대거 매도했다. 개인은 1조6138억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권에서는 이차전지주인 LG에너지솔루션(0.75%)과 삼성SDI(0.75%)만 제외하고 모두 폭락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 증시 상승을 견인한 인공지능(AI) 관련 빅테크주가 급락세를 겪으면서 코스피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SK하이닉스는 10.40%까지 하락했다. 주가는 개장 직후 6%, 7%대까지 하락하다 오후 들어 낙폭을 더 키우며 10.40%까지 하락했다.
한미반도체(-9.35%), 삼성전자(-4.21%) 등 반도체주도 동반 폭락했다. 삼성전자의 낙폭은 2020년 6월 15일(4.59%) 이후 약 4년2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그 외 신한지주(5.93%), KB금융(5.78%) 등 금융주도 하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우려는 9월 금리 인하가 경기 연착륙을 유도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라며 "9월 인하가 기정사실화되며 선반영된 상황에서 경기둔화 지표는 더 이상 금리인하 기대감이 아닌 경기침체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금융위기 수준이 아니라는 점, 한국은 수출 성장을 기반으로 선행 주당순이익(EPS) 상승 등 펀더멘털 증가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코스피의 조정폭은 과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4.20p(4.20%) 하락한 779.33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08p(1.73%) 내린 799.45로 출발, 유가증권시장 대비 소폭 하락했다.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1507억원, 899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은 2445억원을 순매수했다.
시총 상위 종목 중 에코프로비엠(0.43%)만 하락했고 셀트리온제약(-8.91%), 실리콘투(-8.59%), 알테오젠(-7.52%), 레인보우로보틱스(-6.87%) 등도 일제 큰 폭으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