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계? 흑인?" 트럼프, 오바마 출생 음모론 이어 해리스 혈통 공격

2024-08-02 16:49
네거티브 공세 계속…공화당 내 반대 목소리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좌측)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사실상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된 경쟁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혈통을 공격하며 네거티브 공세를 이어갔다.
 
전 미국 대통령이었던 트럼프 후보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전미흑인언론인협회(NABJ) 행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몇 년전 갑자기 흑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음 날인 1일에는 트루스소셜에 인도 전통의상을 입은 해리스 부통령 사진을 올리고 “인도 혈통에 대한 당신의 우정과 사랑에 대해 매우 감사하다”고 조롱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후보의 이번 공격이 이미 박빙의 레이스로 마음이 어지러운 공화당원들에게는 악몽”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후보 입장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을 때릴 절호의 기회지만 부동층의 마음을 떠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CNN에 따르면 공화당의 케빈 크레이머(노스다코타) 상원의원은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 정체성을 문제 삼은 트럼프 후보의 발언에 대해 ‘풍자’라고 일축하면서도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현명하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 신시아 루미스 공화당 상원의원(와이오밍)도 한 인터뷰에서 “사람들의 피부색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반면 트럼프 후보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JD 밴스 상원의원은 해리스가 편할 때 정체성을 바꾸는 카멜레온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트럼프 후보의 이른바 ‘혈통 공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올해 초 공화당 경선에서 라이벌인 인도계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태어날 당시 부모가 미국 시민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거짓 주장을 하기도 했다고 악시오스는 지적했다.
 
트럼프 후보는 2011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본토 태생에 관한) 출생 기록이 없다. 있을 수도 있겠으나 거기에 그가 무슬림이라고 돼 있을지 모른다”는 등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출생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 헌법은 대통령과 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미국에서 태어나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버지는 케냐 출신이고, 어머니는 미 캔자스 출신 백인 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