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웅의 정문일침(頂門一鍼)] 김동연 '오피셜' 산실, 경기도 대변인실 변화의 축(軸)은 누구?

2024-07-30 04:55
바뀐 브리핑 방식 호감도 높아져 효과 증대
민감한 부분까지 자료 공개하며 신뢰성 구축
정책 사안 경중 구분 없이 알권리 자료 제공 
강민석 대변인 취임 이후 소통 방식 진화 중

강민석 대변인 [사진=경기도]

경기도 대변인실 변화가 도청 내 직원 사이에 화두다. 기자들 사이에서도 종종 거론된다. 과거와 사뭇 다른 방식의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게 지난 29일 오후 2시에 있었던 강민석 대변인의 브리핑이었다.

처음부터 심상치(?) 않았다. 일주일이나 지난 사안이었지만 내용은 기자들이 탐내는 부분이 많았다. 김동연 도지사와 경기도 대학생 리더와의 만남 뒷담화가 디테일하게 포함되어 있어서였다. 다소 늦은 감은 없지 않았으나 '프로세스형 뉴스'여서 기자들이 '게이트 키핑' 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브리핑에 앞서 모두 발언을 한 강 대변인의 설명도 종전에 없던 방식이었다. 강 대변인은 "이 자리를 맡게 된 이후, 대변인 브리핑을 해오고 있다"면서 "오늘도 브리핑하려고 하는데, 그 이전에 기자실에 설명을 추가할 필요를 느껴서 들렀다"며 "오늘 브리핑은 기존에 나간 대변인 브리핑과는 내용이 약간 다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강 대변인은 이어 "기존 브리핑은 주요 현안이나 당일 발생한 뉴스에 관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백브리핑’ 혹은 언론 표현으로는 ‘뉴스 뒤의 뉴스’, ‘뉴스 인사이드’라 할 수 있겠다"라고 궁금증을 보탰다. 곧이어 "도지사 행사나 일정이 6시가 넘어서 끝날 때가 종종 있다"면서 "언론사 마감 시간에 맞춰서 브리핑을 해드리다 보니 미처 알려드리지 못한, 김동연 지사 메시지나 뒷얘기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중에는 사회적 공론화나 토론해 볼 만한 여지가 있는 내용인데도, 단순히 시간이 늦어 알려드리지 못하고 지나쳐 버린 경우가 있었다"며 "꼭 당일 뉴스만 전달하는 게 맞는지 고민하다가 이러한 일종의 ‘기획형 브리핑’을 생각하게 되었다"라며 '그날의 뒷이야기'를 부연 설명했다.

강 대변인의 이번 브리핑은 리포트 형 뉴스를 생산하는 기자들을 배려한 흔적이 역력해 호평을 받았다. 그러면서 종전과 다른, '변화된 대변인실'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사실 '대변인'이 기자들의 호감을 사기란 여간 힘들지 않다. 대변인실에 속해 있는 부서의 홍보 및 공보담당자들 또한 다르지 않다. 추구하는 목표가 서로 다른 언론사 기자들을 상대해야 해서다. 

하지만 이보다 더 어려운 것은 해당 기관 행정 PR 보도자료부터 취재 답변, 브리핑 자료까지 대 국민에게 전하는 자료들을 만들고 배포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거기엔 '뉴스의 가치 창출'이 포함되어 있어 더 그렇다. 일반적 고지 형태에서 벗어난 뉴스 가치를 언론 매체에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경기도의 행정 PR 시스템은 이에 못 미쳤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리고 정책 자료의 전부 공개보다는 잘한 정책의 부분 공개가 주류를 이뤄왔다. 자료 요구도 어려웠고 답변받기는 더 힘들었다. 그래서 때론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브리핑도 마찬가지였다. 민감 사항에 대한 것은 충분한 관련 자료와 답변도 미진했다. 김동연 지사 이전 시절엔 '하나 마나 한 브리핑'이라는 오명까지 쓴 바 있다.

이랬던 경기도의 대변인실이 요즘 변했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 것이다. 지난 7월 초 강 대변인 취임 이후 한 달도 안 돼 나온 평가다. 좀 이른 감은 없지 않지만, 이번 브리핑을 포함해 일련의 대변인 브리핑을 보면 더 실감 난다.

고양 K-컬처 사업 관련 지역 국회의원과의 협의 사항, 김동연 지사 고향 충청도서 ‘철도 협치’ 행보, ‘경기도의회 위원회 구성‧운영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 등등. 충분한 취재 기회와 자료 제공, 오해 소지를 불식시키는 신속 정확한 자료들을 가감 없이 전달하려 한 배려가 돋보여서다. 

일부에선 이를 보며 대변인실의 기자들에 대한 배려와 접근이 청와대 못지않게 진화했다고도 한다. 또 한편에서는 '잠재적 대권주자의 대변인실답다'라는 호평을 하기도 한다. 김동연 지사의 '오피셜(공식입장)'을 책임지며 기자들의 질문에 절대 "NO"가 없는 강민석 대변인실의 '유쾌한 반란'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기대된다.